천문학적 비핵화 비용.. 직접비 간접비 보상 누가 부담하나

북핵 고도화로 비핵화 비용 천문학적 수준 예상
한중일 3국 중심으로 비핵화 비용 부담할 듯
지난 제네바 합의에 따른 투자금은 손실처리돼..국제사회간 협의 필요
  • 등록 2018-10-21 오후 5:11:35

    수정 2018-10-21 오후 5:29:16

지난 2008년 6월 27일 북한이 영변의 핵시설 냉각탑이 폭파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면서 한반도 비핵화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미국이 북한에 요구하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ID)가 이뤄질 경우 비용이 얼마나 필요하고 또 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지와 관련해 국제 사회의 논의가 필요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 9월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북한의 비핵화 비용을 적극 부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던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일본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여러차례 불쾌감을 표시했다. 북한에 영향력을 펼치려는 시도로 보고 있어서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비용 부담 문제 역시 각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안이다.

우선 북한이 이전에 비핵화를 이뤄냈던 어느 나라보다도 고도화된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핵사찰부터 핵물질 반출·핵시설 해체까지 상당한 직접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비핵화 비용은 크게 직접비용과 간접비용, 보상비용으로 나누는데 핵무기나 핵시설 폐기에 직접 드는 비용마저도 천문학적인 규모가 추정된다.

지난 1993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1994년 우크라이나 핵폐기 당시 핵폐기 직접 비용으로 4억~6억 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남아공은 6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이었다. 북한의 경우 최소 20기에서 최대 60기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시설도 북한 전역에 수백개가 산재한 것으로 보고 있어 핵폐기 비용 역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직접비용만 50억~70억달러로 추산된다.

경수로 건설 및 중유 제공, 북핵 과학자들의 민간 전환, 핵시설 인근 환경 정화 등 간접비용도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로 경제 발전을 천명한 만큼 경제 원조나 국채 탕감 등 보상비용의 규모도 전례가 없을 만큼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용과 관련해선 한국과 중국, 일본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부분이 보상비용에 해당한다.

비핵화 보상 비용은 대부분 북한에 대한 투자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에 인프라를 만들고 공장을 짓는 등 SOC(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다. 우리 입장에서는 통일 비용으로 볼 수 있는 돈이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국이나, 북한에 식민지 지배 배상금을 내놓지 못한 일본도 비용 부담에서 빠질 수 없다.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때 북핵 동결의 대가인 경수로 건설 비용 46억달러를 한국과 일본이 각각 70%, 20%로 나눠낸 바가 있다. 나머지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일부 부담했다. 전례가 있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비핵화가 진행되면 이와 유사하게 비용을 분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경수로 건설에 우리가 10여년 넘게 투자했던 약 1조3655억원은 2006년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1차 핵실험을 시작하면서 모두 손실 처리됐다. 한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비용 부담이 클 수는 있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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