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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사건팀] 택시비 인상 후 첫 출근날인 18일 월요일. 출근길에 택시를 이용한 시민 대다수와 택시기사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아직 미터기에 최신 요금이 반영되지 않아 곳곳에서 시민과 기사 간 혼선을 빚는 모습이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시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랐다. 시간과 거리 등을 고려한 새 계산법을 적용하면 승객은 이전보다 약 18.6% 오른 택시비를 지불해야 한다
시민들 “덤터기 쓴 것 같아…서비스 변함없어”
아직 택시 미터기에 인상된 요금이 반영되지 않아 택시를 이용한 시민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예상보다 택시비가 많이 나온 데다 미터기에 요금이 정확히 표시되지 않아 요금 결제가 불편했다는 이유다.
택시를 타고 강남에 도착한 20대 김모씨는 내리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요금이 바뀐 줄 모르고 택시기사가 추가 요금을 입력하기 전에 카드리더기에 카드를 갖다 대 예전 요금으로 결제됐다”며 “택시기사가 왜 먼저 맘대로 계산해버리냐고 화를 냈다”고 말했다. 김씨는 “취소하고 다시 결제하기가 귀찮았던지 그냥 내리라고 해 내렸지만 아침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에서 만난 윤모(44)씨는 “택시 기사가 출발 전과 도착 후에 요금에 대해 안내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평소보다 4000원 가량 요금이 더 나와 놀랐다”며 “내릴 때가 돼 택시 기사가 요금 표를 보여주며 추가 금액을 입력하고 계산해 의아했다”고 말했다.
강남역에서 만난 김모(40)씨는 “15000원 거리였는데 오늘은 17300원을 결제했다. 서비스는 변함 없는데 요금만 오른 것 같아 덤터기를 쓴 기분이다”며 “시간이 지나면 바뀐 요금에 적응하겠지만 당분간 택시 타기가 좀 꺼려질 것 같다”고 전했다.
택시기사들 “일일이 추가 요금 계산…번거롭고 시간 낭비”
택시기사도 난처하긴 마찬가지다. 인상된 요금을 받아야 하지만 미터기에 요금이 찍히지 않는 상태에서 손님으로부터 추가 요금을 받아내는 게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또 손님 한 명을 태울 때마다 일일이 추가 요금을 계산해야 하고, 계산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토로했다.
실제 서울역 인근에서는 한 택시가 추가 요금을 계산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자 뒤에서 다른 택시들이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대기 중인 택시기사 정모(70)씨는 “다른 기사들도 수차례 승객과 추가 요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인다”며 “뒷자리에 추가 요금표를 걸어놓지 않은 한 기사는 승객이 추가 요금을 주지 않겠다고 버텨 곤란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다른 택시기사 배모(80)씨는 “오늘 승객 5명을 태웠는데 이중 2명이나 택시 요금이 인상된 줄 몰랐다”며 “대부분 승객에게 요금표를 보고 설명해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새 요금 체계가 반영된 미터기 프로그램 장착을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당분간 시민과 택시기사의 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