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친형 폭행한 택배기사, "더 감싸고 보살펴야 하는데…"

  • 등록 2018-10-19 오전 9:12:20

    수정 2018-10-20 오전 11:33:57

(사진=카카오TV 캡처)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장애인 택배기사를 동료 택배기사가 폭행하는 영상이 온라인 상에 공개돼 논란이다. 폭행을 저지른 택배기사는 피해자의 친동생인 것으로 확인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보배드림, 레몬테라스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서울 마포구 공덕오거리에서 촬영된 택배기사 폭행영상이 등록됐다. 이 영상은 커뮤니티 회원이 직접 촬영한 영상으로, 이날 현장에서 택배기사가 동료 택배기사로 보이는 인물을 심하게 폭행하는 장면이 담겼다.

영상을 보면 택배기사 A씨가 B씨의 뺨을 치고 발길질을 하는 등 폭행하더니 머리채를 잡고 택배 탑차 안으로 사라진다. 폭행 동안 B씨는 별다른 저항 없이 위축된 모습만 보여 지적 장애를 가진 것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이후 크게 논란이 일자 A씨가 직접 보배드림 게시판에 글을 올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자신의 친형으로, 환각·환청 장애를 가지고 있어 보호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A씨는 어머니 역시 언어장애와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어 가계를 책임지기 위해 힘들게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저도 제 형이 안타까워서 힘들고 측은하기도 합니다만 저도 인간인지라 가끔 너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이날 형을 폭행하게 된 경위를 해명했다. A씨는 친형과 동행하며 택배 업무를 하는 어려움을 설명한 뒤, “몇 번을 말해도 알려주는 대로 안해서 순간 너무나 욱해서 폭력을 행사했다”고 고백했다.

A씨는 “하지 말고 참아야 하고 더 감싸주고 보살펴줘야 하는 것도 알고 있는 제가 그랬다, 죄송하다. 맘 아프게 하고 신경 쓰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사죄의 뜻을 전했다. A씨는 “저는 저의 분노를 조절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고, 형은 어머니를 설득해서 입원치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누리꾼들도 A씨의 폭력에 분노하면서도 사정이 공개되자 안타깝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어머니랑 형 약값 벌려고 일한다는거 보니 기분이 나쁘면서도 안타깝기도 하다”며, “이런 게 진정한 사회문제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다른 누리꾼도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신의 친구 동생에 대한 사연을 전하면서 A씨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누리꾼은 “폭력은 잘못됐긴 하지만 한번 기회를 줘야지 다 큰 성인이 그냥 상황 안보고 20대 청년을 처벌하라고 낄낄대는거 보니 뭐하다”며 A씨를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여론을 경계했다. 이어 “저 청년 감옥가면 어머니랑 저 형 둘이 있을때 생활은 가능하겠느냐”며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경찰도 이번 사건에 대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9일 피의자 소환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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