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주도하에 세워진 '이왕가박물관' 희귀 사진 16점 공개된다

창경궁 명정전에서 전시 중인 조각 등
박물관 소장품 관리 위해 촬영된 사진 추측
  • 등록 2020-11-25 오전 9:35:56

    수정 2020-11-25 오전 9:35:56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국립고궁박물관은 일제가 설립·운영한 이왕가박물관 관련 유리건판 사진 16점을 25일부터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유리건판 사진은 유리판에 액체 상태의 사진 유제를 펴 바른 후 건조한 것으로, 현대의 흑백사진 필름에 해당한다. 1871년 영국에서 발명돼 20세기 초반에 많이 사용됐다.

박물관이 이번에 공개하는 사진은 명정전 내부에 전시 중인 팔부중상 조각이 있는 석탑 기단부 면석과 금동불상, 중국 불비상, 그리고 다른 건물에 설치된 고구려 벽화고분 모형 등을 촬영한 것들이다. 이는 창경궁 전각을 전시실로 사용하던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이왕가박물관은 일제의 주도하에 제실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1909년(융희 3년) 창경궁 안에 개관했다. 이 시기 일제는 식물원과 동물원을 함께 조성해 창경궁을 공원으로 격하시키고 명칭도 창경원으로 바꿨다. 이후 1938년 박물관 소장품을 덕수궁에 새로 세운 이왕가미술관으로 이전하면서 창경궁의 이왕가박물관은 폐관했다.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이왕가박물관은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 내부와 명정전 뒤쪽 툇간에 석조 유물을, 함인정과 환경전·경춘전에는 금속기와 도기, 칠기류 유물을, 통명전과 양화당에는 회화 유물을 전시했다.1911년 옛 자경전 자리에 건립한 신관 건물에는 금동불상과 나전칠기, 청자와 같은 명품 유물을 전시했다.

이런 연구 내용은 주로 문헌기록에 근거한 것으로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각자료는 알려진 사례가 매우 드문 상황이었다.

이번 공개 사진에는 촬영 대상 유물의 곁에 고유번호를 기재한 표지와 크기 측정을 위한 자가 함께 놓여 있다. 이를 통해 유리건판 사진은 이왕가박물관 소장품 관리 업무의 하나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촬영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며 이왕가박물관이 유리건판 사진 속의 중국 불비상을 입수한 1916년에서 1938년 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에 공개하는 사진을 포함해 일제강점기에 이왕가박물관 소장 유물을 촬영한 유리건판 약 7000 점을 소장하고 있다. 사진 자료별로 디지털화 작업과 내용 확인을 완료했다.

박물관은 추가적인 준비 작업을 거쳐 전국박물관소장품을 검색할 수 있는 ‘이(e)-뮤지엄’에 2021년 상반기 중으로 유리건판 사진 전체 파일과 세부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왕가박물관 유리건판 사진(사진=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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