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이 연대기' 김재엽 연출 "개인의 삶이 정치적이다"

2013년 화제의 연극…국립극단 재공연
실제 아버지의 삶 통해 韓 현대사 조명
남명렬·정원조 등 초연 멤버 다시 뭉쳐
16일부터 내달 10일까지 명동예술극장
  • 등록 2019-10-16 오전 9:33:39

    수정 2019-10-16 오전 10:10:54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평범한 개인의 시선으로 풀어낸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가 16일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연극연출가 김재엽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2013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대한민국연극대상 등 국내 연극상을 휩쓸며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번 공연은 2014년 재공연 이후 5년 만으로 국립극단이 제작해 초연 멤버들이 그대로 뭉쳐 선보인다.

본 공연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5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가진 시연회에서 김재엽 연출은 “우리나라에서는 영웅의 역사나 정치적인 역사만 중요하게 여길 뿐 개인의 역사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개인의 역사가 가장 정치적인 역사라는 생각으로 작품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아버지의 이야기지만 현대사는 계속 흐르고 있기 때문에 관객이 느끼는 부분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초연 때가 박근혜 대통령 임기 첫해였는데 그때 관객이 느낀 작품의 동시대성과 다르게 지금의 관객이 새롭게 해석할 부분도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엽 연출이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고자 하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실제 아버지의 삶을 바탕으로 고백보다 은폐가 쉬웠던 세상을 살아낸 한 인물의 가장 사적인 연대기에 비친 대한민국 현대사의 연대기를 짚어낸다. 격동의 시대에 소시민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택해야 했던 일상의 알리바이와 한국 현대 정치를 이끌었던 이들이 권력을 위해 만들어온 정치적 알리바이의 접점을 바라본다.

김재엽 연출은 “작품 쓰면서 99%는 실제 있었던 일로만 쓰겠다는 의지가 있었다”며 “다큐멘터리 같은 연극을 쓰기 위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무렵 쓴 일기를 봤고 어머니, 형님 등 가족들을 인터뷰하며 많은 리서치를 진행했고 대본도 가족들의 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배우 남명렬, 정원조가 아버지 김태용, 아들 김재엽 역으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 남명렬은 “극중 김태용은 일본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살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경계인의 삶을 산 인물”이라며 “한 발자국 떨어져 질곡의 현대사를 보아온 사람의 삶을 통해 개인의 삶과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원조는 “작품에서 아버지가 병상에서 하는 ‘누가 옳은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계속 남아 있다”며 “관객도 공연을 보면서 이러한 고민을 함께 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초연 당시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공연했던 ‘알리바이 연대기’는 백성희장민호극장에 이어 이번엔 명동예술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관객과 만나게 됐다. 몇 장면을 추가하는 등 작은 변화를 가미했으나 전체적인 내용은 초연의 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김재엽 연출은 “‘알리바이 연대기’가 명동예술극장과 어울릴지, 관객과 어떻게 만날지 설레면서도 두렵다”며 “초연 당시에는 관객이 정치적 의미에서 사회를 읽어내는 코드가 있었다면 지금은 경제나 기회의 공정 문제에 관심이 있는 만큼 우리 작품이 이들과 어떻게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두 배우 외에도 지춘성·이종무·전국향·유준원·유병훈·백운철·유종연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오는 11월 10일까지 진행한다.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의 한 장면(사진=국립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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