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구분못한 폐쇄적 국정운영이 레임덕 불렀다"…“거국내각·개헌이 해법”

정치 전문가 5인 인터뷰
“최순실 등 비선에 의존한 정치”
“정부탄생 공신배제, 추종자만 남아”
“참모·장관 대면보고 없는 ‘불통’”
‘대통령 탈당’‘거국내각’ 등 수습책 제안
  • 등록 2016-10-30 오후 3:28:06

    수정 2016-10-30 오후 6:25:41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윤회에 이어 최 씨 등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파문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콘크리트 지지선(30%)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통치력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부정적 여론이 많아진 것이다.

30일 이데일리는 정치 전문가들에게 이번 최순실발(發) 레임덕이 발생하게 된 요인에 대해 물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폐쇄적인 국정운영 △사적 인연(비선)에 의존 △집권여당 및 청와대 참모의 견제시스템 부재 등 총체적 결함이 불러온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측근비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좁은 인재풀, 비선에 의존한 정치”

최진 대통령리서십연구원장은 “이번 일은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 등 역대 정부의 측근비리와는 결이 다르다. 비선이라는 측근이 인사·외교·안보·예산 등 국정전반에 걸쳐 관여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며 “믿었던 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넘어 허탈감과 실망감이 온통 버무려진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구조적 요인보다는 정치심리학적으로 볼 때 박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있어 시스템보다는 비선들을 믿고 의지했던 것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실책”이라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경제민주화’로 박근혜정부의 탄생에 기여한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 등 보수개혁을 시도했던 사람들은 박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배제시켰고 좁은 인재풀에서 이제 추종자만 남게 된 상황”이라며 “이들은 대통령의 권위에 할 말을 못하다보니 비판적인 사고능력이 떨어져 어떠한 의사결정도에 개입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가능했던 것이 최순실 등이었고 비선에 의존하는 정치를 하다 보니 이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모·내각 등 견제장치의 무력화”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 교수는 “대통령이 정상적인 청와대의 조직라인을 따르지 않고 사적인 인연에 의존하는 성향을 갖고 있는 정치인으로 공사 구분이 안 되는 자질을 보였다”며 “국정운영에 있어서 참모·장관과 독대나 토론을 전혀 안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수석들은 국정 현안에 대해 잘못된 점을 비판하지 않는 청와대 조직의 비정상적인 운영과 역할의 부재도 한몫을 했다”고 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폐쇄적인 권력운영에 따른 견제장치의 무력화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이라며 “소수의 측근으로만 국정운영이 이뤄졌고 청와대 내부나 여론을 전달해야 하는 여당은 견제하지 못하다 보니 집중된 권력의 일탈이 대담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보면 잘하고 못하고의 평가 차원을 넘어서 정상적인 국정수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을 표출하는 기류로 보인다”고 했다.

김용철 부산대 정치학 교수는 “박 대통령의 성장배경을 보면 의지하거나 믿을 사람이 소수에 국한됐고 자연스레 최순실 씨와 같은 비선들에게 기대고자 하는 심리가 컸던 게 아니겠느냐”며 “의사결정에 있어서 청와대 참모나 내각 등 시스템보다는 사적인연에 너무 의존한 것이 이번 사태가 일어난 원인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與, 탈당요구→거국중립내각→개헌해야”

전문가들은 이 같은 ‘패닉국면’을 극복하기 위해선 우선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박 대통령 탈당 등 강도 높은 쇄신 요구와 거국중립 내각을 구성해 국정공백 상태를 수습하고 이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바로잡기 위한 개헌을 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최 연구원장은 “새누리당은 특검 등을 통한 진상규명과 박 대통령의 탈당 등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홍 소장은 “30% 이하로 내려갈 수 없는 성격의 지지율인데도 이 정도까지 내려간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박 대통령 본인이 초래한 일이고 이제는 거국중립 내각이든 정치권 내에서 대응책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좀 더 넓게 보면 한국의 대통령제가 갖고있는 제도적 결함이 있는 것”이라며 “개헌을 통해 권력을 분산·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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