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의존도 높은 韓 경제…경기 둔화세도 놀랍도록 '닮은꼴'(종합)

OECD 경기선행지수 분석
韓 수출서 중국 비중 27% 달해
설비·건설투자 증가율 마이너스
中 국유기업 중심 투자 감소세
투자 쇼크發 경기 수축도 '유사'
교역 측면서 中 경제 흔들리면
선진국 문턱 한국·호주도 타격
  • 등록 2018-10-28 오후 7:35:42

    수정 2018-10-28 오후 7:35:42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해외에서 보는 한국은 경제 모범국이에요. 위기설은 기우(杞憂)에 가깝지요. 그런데 딱 하나, 제일 신경 쓰이는 게 중국입니다.”

요즘 해외 대륙 곳곳이 어수선한 와중에도 적잖은 고위 당국자들의 시선은 중국에 꽂혀 있다. 경제 위기가 덮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나타난다면, 그 경로는 중국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흔들리는 금융시장이 그 방증이다. 최근 달러·위안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7위안에 근접했고(위안화 가치 하락), 상하이종합지수는 연일 하락하며 2600선을 내줬다. 중국 투자자산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부도위험 지표로 꼽히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최근 급등 중이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72.27bp(1bp=0.01%포인트)로 7월6일(72.56bp) 이후 거의 넉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와 기업의 부도 가능성 혹은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함께 오른다.

국내 원화와 코스피가 하락하는 건 중국과 동조화 경향 탓이다. 한 당국 인사는 “냉기류가 흐르는 중국 금융시장이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과 관련된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작년 초부터 이어진 韓·中 하락세 유사

중국발(發) 위기론은 현실화할까. 금융시장 외에 실물경제 흐름도 한국과 중국이 놀랍도록 닮아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두 나라의 경기선행지표 하락세가 유사한 게 대표적이다.

28일 이데일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해보니,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지난해 2월 101.0을 정점으로 계속 내림세다. 최근 통계인 올해 8월의 경우 99.2다. OECD 평균(99.6)보다 낮다. 한국의 CLI는 올해 2월부터 7개월째 OECD 평균을 밑돌고 있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6~9개월 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다. CLI는 기준값 100을 기점으로 경기순환 국면을 크게 4단계로 나눈다. 100을 상회하는 가운데 상승하면 ‘확장’, 하락하면 ‘하강’으로 각각 여겨진다. 100을 하회하는 와중에 오를 경우 ‘회복’, 내릴 경우 ‘수축’이다. 한국은 올해 4월 99.8로 100을 하회한 이후 5개월째 내림세다. 경기 수축 국면에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장 예상보다 부진했던 3분기 경제성장률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의 관점으로 본 한국 경제는 현재 위기 상황”이라며 “내년 이후의 성장 동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눈여겨볼 건 중국의 CLI다. 지난해 1월 100.6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해 10월(99.8) 100을 하회한 이후 내림세다. 한국과 유사하게 수축 국면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8월 중국의 CLI는 한국과 같은 99.2다. 3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6.5%(전년 동기 대비)로 가라앉은 것도 CLI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경기 수축의 ‘내용’도 두 나라가 비슷하다. 한국은 투자 쇼크에 직면해 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이 동시에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3분기 중국의 고장자산투자 증가율은 5.4%. 지난해 1분기만 해도 9.2%에 달했으나, 이후 계속 하락하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며 “주요 산업의 부가가치도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경우 업황 둔화와 함께 기업 부채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기업 부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164.1%에 달한다. 기업에다 가계와 정부를 포함한 전체 부채의 비중도 261.2%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한 투자자가 휴대폰으로 시황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제 위기설, 中 제일 신경 쓰인다”

한국 경제의 중국 의존도는 압도적이다.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올해 1~9월 27.1%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다. 또다른 당국자는 “교역 측면에서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과 호주처럼 (경제 규모 10위권 안팎에 있는) 선진국 문턱의 신흥국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중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두 나라의 경기 수축은 세계 경제 전반의 흐름과는 다소 다르다. CLI 수준부터 주요국들과 비교해 낮다. 8월 미국의 CLI는 100.0으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독일(99.9)과 일본(99.7) 등도 99 후반대를 보였다.

특히 미국은 호황 국면에 위치해 있다.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연율 기준(분기별 성장률을 1년 기준으로 환산) 3.5%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3.4%)를 상회한 수치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무려 13배 가까이 큼에도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조광래 한국은행 국제경제부 조사역은 “미국 경제는 노동시장 개선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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