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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오늘 125명 원외위원장들이 총회를 하는데 125명이 다 내년 총선에 당선되면 우리 당이 240석이 되고 비례까지 합치면 260석쯤 된다”며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압승을 거뒀기 때문에 지역 기반이 굉장히 좋아져서 충분히 우리가 꿈 꿔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인사말 말미에 다시 “115석에 125석을 합치면 240석이다. 240석을 목표로 해서 내년 총선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재차 언급했다. 여기서 115석은 현재 민주당의 지역구 의석수다.
이 발언은 강한 파장을 일으켰다. 240석이면 전체 300석 중 80%를 민주당이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헌법상 개헌을 하려면 국회의원 3분의 2(200석)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240석이면 이를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민주당이 마음을 먹으면 어떤 법이든 고치고 만들 수 있다. 사실상 ‘민주당이 1당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로 해석될 수 있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이 대표의 이 발언은 경위와 맥락, 당시 현장 상황 등을 고려해도 부적절하다. 이 발언이 비공개 모임에서 한 것이라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그런데 이 발언은 공개적인 자리에서 나왔을 뿐 아니라 출입기자들에게 메일을 통해 ‘여과없이’ 전달됐다. 이 대표뿐 아니라 이를 전달한 민주당 역시 이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총선이 1년 남았다. 지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을 되돌아보면 당시 새누리당의 압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새누리당의 패배, 민주당의 승리였다. 여러가지 패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패인을 꼽으라면 새누리당의 오만함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미 승리했다는 오만함이 친박공천으로 이어졌고 비박인 김무성 전 대표의 ‘옥새들고 나르샤’ 사태까지 일으켰다. 이런 오만함에 질린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을 외면한 것이다. 그만큼 선거 준비에 있어 오만함은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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