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우리 몸에서 재생이 가장 잘되는 장기다. 간이 하는 일은 우리 몸의 해독작용을 하는 역할을 하다보니 재생 능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간이 굳어져서 문제가 생기는 것을 ‘간경화’, 또는 ‘간경변’이라 한다. 일반인들은 주로 ‘간경화’라 말하고, 의료진이 보통 ‘간경변’이란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즉 간이 딱딱하게 굳어져 간 기능이 저하되는 간질환을 지칭하는 같은 말이다.
간경화는 간(Liver)과 딱딱해진다는 의미의 경화(Sclerosis)가 합쳐져 생긴 용어이고, 간경변은 1816년 세계 최초로 청진기를 발명한 프랑스의사 르네레낙(Rene Laennec)이 시체해부에서 간섬유화가 진행되면 간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딱딱하고 울퉁불퉁하게 변화는 것을 보고 오렌지(Kirrhos)라는 그리스 말과 비슷하게 간경변(Cirrhosis)이라고 처음 명명한 것이 그 시초다.
이미 굳은 간은 되돌리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간경변이 발생한 원인에 대한 치료를 하면 굳었던 간이 정상까지는 아니지만 부분적으로 좋아질 수는 있다. 간경변 발생의 4대 원인이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비알코올성 지방간인데, 이중 B형 간염과 C형 간염에 대해서는 항바이러스제로 약물 치료를 시행할 수 있고,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끊는 것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식이 조절 및 운동을 통한 단계적 체중 감량이 치료법이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간경변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015년 9만9,362명에서 2017년 10만3,205명으로 3년 사이 약 4% 증가했으며, 50대가 33.2%, 60대가 25.6%, 40대가 17.4%로 중장년층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간경변증 환자들에서는 매년 약 2~5%의 확률로 간암이 발생한다는데 있다. 때문에 간경변증 환자들은 간암의 조기 발견을 위해 주기적으로 초음파나 CT와 같은 영상 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특히 아래 간경변 자가진단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항목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상담과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 혹시 내가 간경변? 간경변 자가진단 테스트
□ 피부에 붉은 반점이 거미 모양으로 나타난다.
□ 호르몬 이상으로 손바닥이 정상인보다 비정상적으로 붉어진다.
□ 남성의 경우 가슴이 커지고 성기능이 저하된다.
□ 비장이 커져 왼쪽 옆구리에서 만져진다.
□ 복수가 차고 양쪽 다리가 붓는다.
□ 간성혼수로 인해 인격이 변하거나 의식을 잃는다.
□ 피를 토하거나 흑변, 혈변을 본다.
□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며 황달 증상이 나타난다.
□ 발과 다리가 손으로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갈 정도로 부종이 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