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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이 소재인 뮤지컬 ‘메노포즈’에 출연한 배우 주아(44)가 막바지에 이른 서울 공연을 돌아보며 남긴 말이다. 그는 1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광림아트센터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메노포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가슴에 와 닿는다”라며 “폐경기를 겪은 건 아니나 중년 여성이 느끼는 감정을 연기하고 표현하며 스스로 더 성장했다”고 말했다.
주아는 2006년에 ‘메노포즈’에 출연한 후 1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갱년기를 맞은 중년의 여성들이 만나 아픔을 공유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는 이야기에서 우아해 보이려고 애쓰는 한물간 배우 ‘SS’를 연기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공연을 시작해 20일 서울 공연을 마치고 울산 등 지방 공연에 나선다.
주아는 “12년 전에는 캐릭터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해 답답했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며 “연기에 자신감이 생기니 반응이 더 뜨겁더라. 객석에서 에너지를 받아서 더 열정적으로 연기했다”고 서울 공연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남겼다.
‘메노포즈’는 주 관객을 중년 여성으로 잡고 공감을 노렸다. ‘온리 유’·‘스테인 얼라이브’ 등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유행한 유명 팝송을 개사해 넘버로 활용했다. 무대 배경도 백화점 세일코너 등으로 잡아 친숙하게 접근했다. 주아는 “관객과 연령대가 비슷해서 그런지 다른 공연장에서 느낄 수 없는 반응이 쏟아졌다”며 “커튼콜 때 ‘주아 짱’을 연호하는 관객을 보고 웃음이 ‘빵’ 터진 적이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주아는 뮤지컬 배우이자 두 아이의 엄마다.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 겸임교수로 일하며 새로운 무대의 별을 키우는 일도 하고 있다. 엄한 ‘호랑이 선생’이지만 한 손에는 당근을 쥐고 있다고. 그는 “뮤지컬 연기하며 두 아들을 돌보고 제자들까지 챙기려니 눈코 뜰 새 없는 2018년이었다”며 “지치지 않느냐고 물어보시지만 여러 곳에서 쓰임새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지난해를 돌이켰다.
주아는 새해를 맞아 ‘올해도 작년만큼’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작품에 찌들어 살기보다 무대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좋은 엄마, 잘하는 배우, 존경받는 선생님으로 남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아느냐”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