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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5명은 안 씨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이었다. 56세, 64세 여성과 11살 아동, 18세 학생 등 사망자 중 4명은 여성이었고 남성은 74세 노인이 유일했다. 부상자 중에서도 여성이나 노인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가장 어린 11세 A양 사촌 언니 B씨(21)는 “불이 난 것을 알고 동생과 함께 내려가다가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 다시 올라가려 했다. 그런데 남성이 동생을 잡아챘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해당 아파트 1층 주민인 유 모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인 얘기를 들어보니 대피하다가 2층 계단에서 범인과 마주쳤는데 손에 흉기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며 “지인이 덩치가 커 힘깨나 쓰게 생겨서 그랬는지 (범인이) 지켜보기만 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안 씨의 의도적인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7일 YTN에 “피해자들에 유달리 노인이나 무방비 상태의 어린 미성년자들이 꽤 포함돼 있다”며 “방어능력이 있는 사람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사리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할 짓은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배상훈 전 경찰청 범죄심리 분석관도 이날 YTN에 “안 씨는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범행 당시 본인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 씨는 17일 오전 4시30분께 자신이 사는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과거 조현병 전력이 있는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 등을 말하지 않은 채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살인·방화·살인미수 혐의로 18일 안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