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방화·살인범, 노인·여성·어린아이만 노렸다

전문가들, 치밀한 ‘계획범죄’…“심신미약 아니다”
  • 등록 2019-04-18 오전 10:08:04

    수정 2019-04-18 오전 10:22:50

진주 아파트 방화·살해 혐의를 받는 안모(42)씨가 17일 오후 경남 진주경찰서 진술녹화실에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장구슬 기자] 경남 진주 방화·살인범 안 모(42)씨가 방어능력이 없는 어린아이나 노인, 여성만 노려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안 씨가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5명은 안 씨보다 힘이 약한 사람들이었다. 56세, 64세 여성과 11살 아동, 18세 학생 등 사망자 중 4명은 여성이었고 남성은 74세 노인이 유일했다. 부상자 중에서도 여성이나 노인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중 가장 어린 11세 A양 사촌 언니 B씨(21)는 “불이 난 것을 알고 동생과 함께 내려가다가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 다시 올라가려 했다. 그런데 남성이 동생을 잡아챘다”고 중앙일보에 밝혔다.

해당 아파트 1층 주민인 유 모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인 얘기를 들어보니 대피하다가 2층 계단에서 범인과 마주쳤는데 손에 흉기를 쥐고 있었다고 한다”며 “지인이 덩치가 커 힘깨나 쓰게 생겨서 그랬는지 (범인이) 지켜보기만 해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주장했다.

계획적인 보복 범행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 씨는 범행 전 주민에게 오물을 투척하거나 욕설을 하고, 숨진 18세 C양을 쫓아다니는 등 난동을 부려왔다. 이로 인한 이웃 간 갈등이 보복 범죄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안 씨는 범행 당일 C양을 계단까지 뒤따라와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안 씨의 의도적인 계획범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17일 YTN에 “피해자들에 유달리 노인이나 무방비 상태의 어린 미성년자들이 꽤 포함돼 있다”며 “방어능력이 있는 사람은 공격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사리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할 짓은 전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배상훈 전 경찰청 범죄심리 분석관도 이날 YTN에 “안 씨는 (조현병으로 인한) 심신미약이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범행 당시 본인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도 SBS ‘뉴스 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안 씨가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여러 군데서 드러난다”면서 새벽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공격한 점, 2개의 흉기를 준비한 점 등을 들었다.

한편 안 씨는 17일 오전 4시30분께 자신이 사는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고로 5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과거 조현병 전력이 있는 안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 등을 말하지 않은 채 횡설수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진주경찰서는 살인·방화·살인미수 혐의로 18일 안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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