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BMW코리아는 국내에서 5만9624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고 올해는 7만대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BMW의 판매를 견인하는 모델은 5시리즈로 2017년에만 2만4220대가 팔렸다. 특히 디젤 엔진을 탑재한 520d는 2년 연속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에 이름을 올릴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5시리즈 판매량은 처참함을 넘어 암담하기까지 하다. 520d가 베스트셀링 모델의 자리를 내준 것 뿐만 아니라 5시리즈 전체 모델 판매량을 합쳐도 수입차 판매량 1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릴 정도다. 이마저도 가솔린 모델의 활약이 크다.
현재 BMW가 국내에 판매하는 5시리즈 모델은 총 9개다. 5시리즈는 지난해 3월 폴모델체인지 모델을 국내 출시하며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가솔린과 디젤로 나눠보면 가솔린 모델 5개(520i, 530i, 530i xDrive, 540i xDrive, M5), 디젤 모델 4개(520d, 520d xDrive, 530d, M550d xDrive)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판매된 5시리즈를 디젤과 가솔린으로 구분해봤다. 디젤 1만1677대, 가솔린 1만941대로 디젤 판매량이 더 많다. 언뜻 보면 여전히 5시리즈는 디젤이 잘 팔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리콜이 본격화된 7월부터 11월까지 판매량만 보면 가솔린 판매가 압도적이다. 이 기간 가솔린 모델은 4640대가 판매된 반면 디젤 모델은 1656대 판매된데 그쳤다. 이 중 지난해 베스트셀링 모델이었던 520d는 962대만이 판매됐다.
최근 BMW 화재 게이트와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 미세먼지 등이 겹치며 디젤차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젤엔진이 성장을 견인했던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가솔린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량 2만2387대 중 가솔린 모델은 9557대로 42.7%를 차지한다. 디젤 판매량은 7693대로 34.4%에 그쳤다.
디젤 모델의 판매 감소는 BMW 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난 여름 이후 수입 가솔린차 판매가 디젤을 역전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나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런 소비자 수요의 변화를 감지하고 디젤엔진에서 가솔린, 전기차, 하이브리드로 발빠르게 돌아서고 있다. 아울러 하이브리드에 강점이 있는 일본 브랜드인 토요타, 렉서스,혼다 등은 하이브리드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렉서스는 주력인 ES 신차로 아예 하이브리드 모델만 내놓을 정도다.
한편 BMW는 1차 리콜 대상 10만6317대에 대한 리콜이 80% 이상 진행됐다. 리콜이 안정권에 접어듬에 따라 신형 5시리즈 디젤 일부가 포함된 6만5763대에 대한 추가 리콜을 지난달 26일부터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