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개정…美 픽업트럭 지키고, 韓 ISDS 독소조항 고치고

한미FTA 조기 개정으로 불확실성 줄여
美자동차 불만 달래고, ISDS 개정 챙겨
FTA 별개로 무역법 232조 활용 리스크
  • 등록 2018-09-26 오후 6:10:00

    수정 2018-09-26 오후 6:10:00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문에 대한 공식 서명으로 트럼프 발(發) 무역분쟁 우려는 상당부분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협상’이라고 타깃했던 한미FTA를 조기에 개정하면서 불확실성을 낮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확장법 232조를 내세운 통상 압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미 각각 실리챙긴 FTA 개정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연 뒤 한미 FTA 개정협정을 환영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미FTA 개정을 논의하기 위한 1차 공동위원회 회기가 개최된 지 1년여 만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등이 부진한 트럼트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지지자를 달랠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실제 미국은 이번 FTA 개정을 통해 상당부분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미국은 2021년 1월1일 철폐할 예정이었던 화물자동차(픽업트럭) 관세를 20년 더 유지하기로 하기로 했다. 자동차는 관세가 2.5%인데 픽업트럭은 25%다.

미국은 미국산 자동차를 한국에 수출할 때 미국 안전기준(FMVSS)을 만족하면 한국 안전기준(KMVSS)를 충족한 것으로 간주하는 물량 쿼터도 제작사별로 연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렸다.

협상은 주고 받는 게임인 만큼 우리측도 챙긴 부분이 있다. 우리는 독소조항으로 꼽힌 ISDS(투자자·국가분쟁해결) 제도를 개선하는 성과를 얻었다. ISDS는 상대국에 투자한 투자자가 상대국 정부 정책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모호한 규정으로 정부 정책이 제한될 우려가 있었다.

이번 개정협상으로 한미FTA와 다른 BIT(상호투자협정)을 동시에 활용해 제소할 수 없고,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이거나 근거가 약할 경우 신속하게 소송을 각하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다른 투자 협정에서 유리한 절차만 가져와 ISDS 소송에 쓸 수 없도록 했다.

文 “한국산車 고율관세 면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한미FTA 서명에도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232조를 이용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물려 무역적자를 해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미FTA개정으로 미국의 자동차 불만을 상당부분 줄이긴 했지만 무역확장법 232조 추가 제재 가능성은 여전히 남는다.

정부는 오히려 한미FTA를 조기에 개정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는 게 오히려 제재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남북, 북미 관계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선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서명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와 통상 모두 안정적이고 보다 긴밀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한미FTA 조기 개정으로 미국 지지를 얻은 뒤 남북미 평화모드에서 자동차 관세 부과 등 경제 문제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의 자동차 관세 적용범위에서 한국을 면제해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배석자들에게 문 대통령의 의견을 고려해 검토할 것을 지시를 했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철강 관세부과 역시 완전 제외가 아닌 쿼터량 수입 제한을 받은 터라 자동차 제재도 안심할 수 없다”면서 “한미FTA 개정과 무관하게 미국이 232조 자동차 조치를 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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