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관장의 인도상인 이야기]인도의 카스트 공학, 과거와 현재

④카스트 프레임은 여전히 현존
과거엔 ‘직업구분 카스트 대물림의 내부 리그’
현재는 ‘경제발전·도시화·정부지원으로 약화추세’
다이나믹 인도(Dynamic India) 기대
  • 등록 2019-06-10 오전 11:00:00

    수정 2019-06-10 오전 11:00:00

[김문영 KOTRA 암다바드 무역관장] 암다바드 소재 한국계 기업의 운전기사 ‘타코르’(Thakor)는 요즘 매사에 신이 나 있다. RTE(Right To Education·2010년부터 시행된 카스트 피해계급에 한해 지원하는 교육제도) 루트를 통해 6월 신학기부터 집 근처 최상급 영어 전용 사립학교의 1~8학년 과정을 전액 무상 교육시킬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월 2만 루피(약 34만원) 기사 급여로 연간 수업료만 20만 루피(340만원)에 달하는 이 사립학교 일반과정은 불가능했고, 무상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8학년까지 다녔던 그저 그런 수준의 공교육으로 아버지와 자신, 두 형제 모두 기사인 운전 대물림을 외아들에게도 물려줄 수는 없었다.

카스트 상층의 전사계급 출신이지만 타코르 일족의 경제적 몰락으로 최하층 카스트인 SC(Scheduled Caste·불가촉천민으로 통상 Dalit로 통칭) 및 ST(SCheduled Tribe·소수민족)와 함께 RTE 적용대상인 OBC(Other Backward Class·주로 하층 Sudra 카스트 출신) 그룹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과 자신의 낮은 급여가 역설적으로 이 일을 가능케 했다.

신청 후 주정부 심사결과 발표까지 마음 졸였던 OBC 그룹의 자신에 비해 배정쿼터 특혜가 더 큰 SC 출신의 옆동네 Raviker 아저씨 첫째아들은 다른 사립학교 입학티켓을 무난히 받을 수 있었다.

반면, 수업료 전액을 내면서 같은 사립학교에 둘째 아들을 보내고 있는 페트병 제조기업의 Patel 사장 마음속 불만은 늘어만 간다. 중소지주 평민 카스트 출신이지만 근현대 인도 경제 격변기를 거치면서 구자라트주 및 인도의 경제, 정치 주도세력으로 발돋움했다는 자부심도 큰 Patel 사장이다. 정부의 하층 카스트 지원제도의 취지를 일면 이해 하면서도 교육과 직업기회에 있어 역차별을 받고 있지 않나 하는 피해의식과 카스트 정치공학 바람이 여러 선거를 거치면서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현지 힌디어 선생으로 브라만 출신의 Mrs, Trivedi에게 이러한 추세는 피부에 와 닿는 압력이자 현실이다. 델리 출신으로 한 때 공직에 뜻을 두고 많은 준비를 했었지만 ‘Rservation System’(인도 대학입학과 공직(정부 및 공기업) 진출에 있어 OBC(25%), SC(17%), ST(8%)별 별도 쿼터를 설정, 지원그룹별 쿼터 내 경쟁 및 일반경쟁을 분리하는 시스템)으로 인한 격화되는 경쟁구조와 집안의 결혼 주선으로 브라만 남편을 따라 암다바드에서 시집생활과 영어 및 힌디과외를 병행하고 있지만 일상 현실의 경제적 문제가 버거울 때가 많다.

이상이 2019년 인도 현지, 특히 구자라트주 현장에서 보고, 해석해 본 현대 인도 카스트 공학의 한 단면이다.

3000여년 역사를 가졌다는 인도의 카스트 시스템은 사제계급의 ‘Bramin’, 왕족 및 전사계급의 ‘Kshatriya’, 농민 및 상인그룹의 ‘Vaisha’, 수업공계열의 ‘Sudra’ 4대 그룹과 그리고 이 카스트 계열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불가촉 천민의 소위 ‘Dalit’로 대별된다,

더 나누면 3000여 서브카스트, 더 많게는 2만5000여개의 세부 카스트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Sharma, Vyas하면 브라민 사제, Shah나 Modi하면 바니아(상인), Patel하면 중소지주출신 평민계급 등 일족 성을 통해 전해지고 상호 인식되고 또 관리되어 왔다.

과거, 글에 대한 일상의 접근기회와 제도교육에 대한 일족의 지원, 변화가 거의 없는 전통사회 구조로 대학입학이나 공직 시험은 브라민이나 상인, 일부 지주 출신 위주의 내부 리그였다. 아직도 인도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2가 있는 농촌지역에서의 카스트 영향력은 커, 농촌 내 카스트 서브 그룹간 충돌과 유혈분쟁에 관한 기사를 종종 접한다.

아직도 인도의 경제, 정치,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곳은 글과 문자, 종교란 주제를 주관했던 4% 내외의 브라민과 3000여년의 상인 DNA와 상조 문화 및 시스템이 정비된, 돈을 알고 관리할 줄 아는 2% 전후의 Baniya(상인)그룹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OBC, SC, ST 그룹에 대학입학 및 공직에 50%의 자리가 강제 할당되어 일반 자리가 반으로 줄었고, 인도의 경제성장과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와 인구이동, 그리고 인도 정부의 과거 카스트하 차별그룹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기존 카스트 프레임의 입지와 영향력을 크게 약화시키고 있다.

일례로 인도 중앙정부는 Ministry of Social Justice & Empowerment란 별도 부서를 두고 Sheduled Caste 등 과거의 차별적 카스트 관행이나 기타 요인으로 낙후되어 있는 그룹을 지원키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 시행하고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정부의 용어와 인구 센서스 기준으로 과거의 카스트를 현대적 계층구분과 인구비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면 ‘General Group’(25%=4% Bhramin, 2% 상인 Baniya, 19% 기타 평민)과 Reservation Group(75%=약 50% OBC, 17% SC, 8% ST)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 인도에 있어서도 카스트 제도는 현존하고 있다. 과거의 같은 계급간 차별의 유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카스트에 의거한 차별 금지와 역사적인 카스트 피해 그룹에 대한 지원강화를 통해 전체적인 형평성을 회복, 강화하자는 의미의 카스트 차별은 아직도, 그리고 상당기간은 존재할 것이다.

압도적 재선으로 2024년까지 예정된 인도 모디총리의 “인도에는 가난한 그룹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2개의 그룹만이 있다”라는 천명과 같이, G3 인도의 경제 및 사회가 같이 성장하고 중지가 모아지는 다이나믹 인도(Dynamic India)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문영 코트라 암다바드 무역관장은…

△서울대 법학과 △연세대경영대학원 경제학과 △브랜다이스대 국제무역발전론 △코트라 투자유치팀 △통상전략팀 △해외진출협력처 해외진출컨설팅팀장 △산업자원협력처 정부조달팀장 △방콕무역관장 △통상지원실 FTA지원팀장 △해외시장정보실 빅데이터팀장 △뉴델리무역관 △아메다바드무역관 △암다바드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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