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 한국 애니메이션 성공신화 꿈꾼다

김광용 투바앤 대표 인터뷰
  • 등록 2014-12-18 오전 11:53:17

    수정 2014-12-18 오후 2:39:57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하나, 둘, 셋... 라바다!” 지난달 1일, 서울시 신도림역에 노란색, 빨간색 애벌레 캐릭터가 그려진 지하철이 들어오자 시민들은 환호성과 함께 연신 사진을 찍느라 분주해졌다.

대한민국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떠오르고 있는 ‘라바’의 위상을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지난 2011년 첫 방영된 라바는 나비 애벌레 ‘옐로우’와 ‘레드’가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1분30초 분량의 코믹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라바는 방영 4년 만에 1000여 가지의 캐릭터 상품을 출시했다. 15개국과 에이전시 계약을 맺는 등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루키로 떠오르고 있다.

국산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바’. 투바앤 사진 제공
라바를 탄생시킨 김광용(50) 투바앤 대표는 1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라바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첫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학교 광고디자인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2002년 ‘넓은벌 동쪽’이라는 컴퓨터 그래픽(CG) 회사를 창업했다. 하지만 단순한 OEM 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김 대표는 CG 기술로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고, 애니메이션 산업에 첫 발을 들이게 됐다.

“참 어려움도 많았어요. 가장 큰 어려움은 돈이었던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사업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그 투자금액을 거둬들일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업이거든요.” 김 대표는 2003년 투바앤 창업 당시부터 “배고픔의 연속이었다“며 이같이 회상했다.

약 100억원을 투자해 애니메이션 ‘오아시스’와 ‘비키애조니’를 제작했지만, 인기를 끌지 못했다. 매출은 전무했고 회사는 도산위기까지 내몰렸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남은 10억을 가지고 라바에 모두 투자했어요. 라바 시즌1이 하수구가 배경인 것도 사실 자금문제가 있어서에요. 배경을 다양하게 할 수 없었던 거죠”

라바는 방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중으로부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인지도를 얻기 위해 텔레비전뿐 아니라 경기버스와 지하철방송을 통해서도 라바를 방영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라바 시즌1은 1년 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후로 투바앤의 매출은 계속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0억원. 올해 매출은 이미 90억원에 달하며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투바앤 본사 1층 벽면
“라바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콘텐츠의 힘이라고 생각해요. 대사 없이 몸개그로만 이루어진 단순화된 콘텐츠가 남녀노소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거부감 없이 받아 들여지거든요.” 김 대표가 내놓은 라바의 성공 요소다. 올해 라바가 벌어들인 해외 매출은 10억원 규모다.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만 7억원을 거둬들였다. 나머지는 일본과 중남미가 양분한다.

투바앤이 많지 않은 자금으로 인기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던 건 ‘자유로운 환경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든다’는 김 대표의 경영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투바앤 본사 1층 벽에는 수많은 아이디어가 빼곡히 적혀 있다. 김 대표는 “자유로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신입사원도 거리낌 없이 저에게 질문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만 독창적인 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겁니다”라며 기업문화를 소개했다.

김 대표는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시장 진출이다. “아직은 국내에서 제작되고 유통됐던 애니메이션이 미국으로 수출돼 성공을 거둔 적이 없어요. 이제 라바가 그 일을 해낼 겁니다” 김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배어있었다.

김 대표의 미국 시장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012년부터 매년 6월 열리는 라스베가스 캐릭터 박람회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으며, 몇몇 에이전트와의 계약도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티브이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관하는 국제 에미상 키즈애니메이션 수상작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김 대표의 내년 매출액 목표는 올해의 두 배 가까이 되는 150억원이다. “로터리파크라는 새로운 애니메이션과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로 내년에는 올해의 두 배 가까운 수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면 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힘들고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도전하는 자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겠죠.”

김광용(50) 투바앤 대표. 사진 제공 투바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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