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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동물권단체 케어가 안락사 논란에 휩싸이면서 다른 동물권 단체 회원들의 탈퇴와 후원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케어에 대한 실망감이 다른 동물권단체에도 번진 것이다. 회원들은 “다른 시민단체도 믿지 못하겠다”며 탈퇴 의사를 밝히는 데 반해 타동물권 단체들은 “케어의 잘못으로 다른 단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케어와 선 긋기를 하는 모양새다.
케어 회원 1000명 이탈…다른 단체 탈퇴도 평소보다 8배↑
지난 11일 박소연 케어 대표가 동물들을 안락사시켰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나흘 만에 1000여명의 후원자가 케어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어 측 관계자는 “정확한 추산을 하진 않았지만 대략 하루 300여명의 회원들이 대거 이탈했다”고 밝혔다. 케어 회원은 6000여명에서 5000여명으로 줄었다.
다른 단체 카라도 마찬가지다. 전진경 카라 이사는 “평소보다 탈퇴 회원이 하루 평균 40~50명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와 카라는 케어와 마찬가지로 △유기 동물 보호 △개식용 반대 △불법 사육 동물 구조 활동 등을 해왔다. 동물자유연대에 후원하고 있는 성모(22)씨은 “이번 사태로 동물권 단체에 대한 불신이 생긴 건 사실”이라며 “시민단체 후원이 아닌 다른 동물권 활동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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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와 선 긋기…“동물권 운동 위축 우려”
이에 대해 동물권단체들은 케어와 선 긋기에 나서고 있다. 케어 사태가 하루 지난 12일 카라는 회원들에게 “카라 창립 이래로 생명 존중을 최우선 원칙으로 고수해 왔습니다. 생명을 앞에 두고 단체의 운영을 우선하여 이 원칙이 어겨지거나 양보 된 일은 단 한 차례도 없습니다. 원칙은 철저히 지켜졌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 편지에는 “언론에 보도된 케어의 안락사는 본연 의미의 안락사라고 할 수 없습니다”라며 케어를 비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동물자유연대 또한 케어 사태 이후 즉각적으로 단체의 △동물 구조 현황 △동물 입양 현황 △동물 보호 현황 등을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구조 동물을 안락사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케어 사태로 촉발된 이 같은 단체 탈퇴 움직임이 궁극적으로 동물권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시민단체는 회원들의 활동과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라며 “회원 이탈로 동물권 단체 활동이 제약된다면 유기 동물 구조 등 다양한 동물권 문제들이 더욱 해결되기 어려워 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