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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경계를 허물고 있다. 기능성을 추가한 제품을 출시해 일반인과 장애인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유통업계가 장애인의 꾸밀 권리 확보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오픈마켓 이베이코리아는 10일 의류 수출기업 팬코와 손잡고 장애인-비장애인 누구나 입을 수 있는 ‘모카썸위드’ 7종을 선보였다. 모카썸위드는 하반신마비 자녀를 둔 이베이코리아 직원이 아이가 혼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을 찾다가 G마켓과 공동기획 의류를 제작한 팬코를 찾아 개발한 브랜드다.
이베이코리아와 팬코는 한국척수장애인협회의 도움을 받아 개발에 착수했다. 이번 작업은 국내 최초로 유통사와 제조사가 공동 기획해 출시한 범용 디자인 의류로, 비장애인도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휠체어를 밀 때 소매 오염을 방지할 수 있도록 소매를 이중으로 만들고 안쪽에 밴딩을 넣었다. 팬츠는 허리 양옆 벨크로 잠금으로 착용이 쉽고, 오래 앉아 있는 휠체어 이용자 피부에 닿지 않도록 세심하게 솔기를 마무리했다. 허리 뒤 안쪽에는 사이즈 조절을 위한 밴드와 단추를 부착했고, 밑 위 길이가 길어 허리를 숙였을 때 속살이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아울러 이베이코리아는 옥션에서 장애용품 전문관 ‘케어플러스’를 운영하며 장애용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스타트업의 판로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뷰티업계도 장애인의 꾸밀 권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샴푸나 린스에 점자, 돌기를 표기해 앞을 볼 수 없거나 글을 읽을 수 없어도 용기를 구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려 ‘영양강화 샴푸’에는 돌기를 추가했고, 미쟝센 ‘베이직 라인’ 용기 후면 상단에는 점자로 ‘샴푸’를 표기해 샴푸와 린스 용기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했다.
임보연 이베이코리아 의류팀 매니저는 “장애용품이 발달한 미국-유럽에는 다양한 형태의 범용 의류가 있는데, 국내에서는 소비자 선택권에 제한이 있었다”며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소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이 시장을 개척해 몸이 불편한 소비자도 혼자 옷을 입고 꾸밀 수 있도록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