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 이용' 기획부동산 기승…넉달 새 1만건 '훌쩍'

전국 토지거래 대비 8% 추산
필지 쪼개파는 수법, 매매·활용 어려워
밸류맵 '기획부동산 위험지역' 서비스
  • 등록 2018-11-13 오전 10:27:10

    수정 2018-11-13 오전 10:54:07

기획부동산을 통해 지분 거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별 건수 현황. 자료=밸류맵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신규 택지 지정 등 개발 호재를 이용해 기획부동산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넉 달 새 기획부동산 먹잇감이 된 토지 거래 건수가 전체 8%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13일 토지·건물 실거래가앱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 7~10월 넉 달 동안 기획부동산을 통해 지분 거래가 이뤄진 토지 매매 건수는 1만4529건으로 추정된다. 면적으로는 785만4053㎡, 거래액은 3665억9218만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진 순수토지 거래는 17만9000여건, 면적 2억7483㎡, 거래액 19조9336억원 규모였다. 기획부동산을 통한 지분 거래가 전체 거래 건수 대비 8.1%에 달하는 셈이다. 면적으로도 2.9%에 해당한다.

기획부동산은 토지를 대량 매입해 시세에 웃돈을 얹어 하나의 필지를 여러 명에게 쪼개 되파는 업체를 말한다. 이들 업체는 ‘그린벨트가 해제되면’ ‘주변에 OO이 들어오면’ 등 개발 호재를 미끼로 던지며 소액을 투자해도 크게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투자자를 유혹한다.

이 때문에 개발 호재가 많은 수도권과 세종시 등을 중심으로 기획부동산을 통한 지분 거래가 활발했다. 세종시에서 건수 기준 순수 토지 거래량의 52.6%가 기획부동산 지분 거래로 추정됐다. 이는 울산(24.1%)·경기(18.1%)·서울(14.9%)·인천(10.8%) 등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기획부동산 지분 매매로 추정되는 거래 면적별로는 경기도가 12.2%로 가장 많았고 서울(9.8%), 울산(8.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기획부동산은 주로 ‘○○경매’ ‘○○옥션’ ‘○○토지정보’ 등을 회사 이름으로 쓰면서 경매정보회사로 위장한다. 그러나 등기부를 확인해보면 경매 개시와 관련한 어떤 등기 내용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들 업체는 토지 지분을 매입하면 향후 가치가 올랐을 때 개인 매매가 가능하다고 광고하지만 지분만 살 거래자를 구하기 힘든 데다 기획부동산이 이미 매입가에 수익을 3~10배 붙여 땅을 매도했기에 차익을 실현하기도 쉽지 않다. 또 소유권자 전원이 동의하지 않으면 토지를 활용할 수 없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등 ‘기획부동산 위험지역’ 서비스를 출시해 토지시장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고 기획부동산 피해를 예방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 업체가 매매한 토지의 등기부등본. 자료=밸류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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