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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슈퍼 아주머니에게 잘 봐달라고 잠깐 집에 들어간 사이 우리 아이가 사라져버렸습니다. 비록 몸이 지쳐 힘들고 남들처럼 찾기 활동을 활발하게 할 순 없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아이가 웃는 얼굴로 저를 찾아오길 기대해 봅니다. 항상 기다리고 있으니 엄마를 꼭 찾아오렴. 사랑한다.”
수십년 전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 전모(72)씨가 24일 ‘제13회 실종아동의 날’에 참석해 읽어내린 수기다. 경찰 등 정부는 이날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실종 아동 찾기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은 ‘다시 만나는 가족, 인공지능이 함께합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실종 아동 찾기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는 얼굴나이 변환기술을 활용한 실종 아동 얼굴 변환 영상을 상영했다.
경찰은 이 시스템뿐만 아니라 실종자를 조기에 찾을 수 있도록 ‘유전자 분석’과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전자 분석의 경우 매년 5~60명의 실종자가 사족과 상봉하고 있고, 사전등록은 현재 425만명이 등록을 해 제도시행 이후 660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경찰에 따르면 사전등록을 할 경우 실종자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평균 54분으로, 하지 않은 경우(3388시간)보다 약 60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의 경우엔 126배까지 차이가 났다. 여기에 유전자 분석은 2017년 도입 이후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실종 아동 찾기에 노력한 29명에게 보건복지부 장관 표장, 경찰청장 표창, 중앙입양원장 감사패 등이 수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