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날아가는데… 우리는 '카풀앱 금지법'까지 발의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 등 '카풀앱 금지법' 발의
택시 종사자 생존권 위협, 산업 붕괴 우려 때문
국회 사이트에는 반대 의견만 197건..찬성 없어
전문가들 "자동차 속도 마차보다 느리게 제한한 영국의 적기조례다"
4차 산업혁명위, 이달 말 '라이드쉐어링' 끝장토론 예정
  • 등록 2018-01-10 오전 11:58:43

    수정 2018-01-14 오전 11:17:22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9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산업 전시회 CES 2018에서 중국의 IT 굴기가 위협적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인 ‘라이드쉐어링(차량공유)’을 아예 금지하는 법까지 발의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카풀앱을 둘러싼 택시 업계와의 갈등을 풀어낼 공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전에, 일부 국회의원들이 ‘카풀앱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으로 드러나 졸속 입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찬열 의원(국민의당)
10일 국회에 따르면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찬열 의원(국민의당)은 얼마전 ▲자가용 자동차의 유상운송 금지 예외조항인 출퇴근 시간대를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및 오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구체화하고 ▲출퇴근 시간대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제외시켰다.

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지근거리 출퇴근을 지인끼리 알아서 함께 할 순 있지만, ‘풀러스’나 ‘럭시’ 같은 카풀앱을 이용하는 건 아예 불법이 되는 것이다.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해당법인은 발의 의원 10명 중 7명이 국민의당 소속(이찬열, 김경진, 이동섭, 김종회, 황주홍, 주승용, 이언주)이고, 민주당 2명(김해영, 위성곤), 자유한국당 1명(문진국)이 참여했다.

법안에 대한 입법예고가 시작되자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입법예고 등록의견란에는 ‘반대’ ‘결사반대’ ‘악법 반대’ 등의 의견이 10일 현재 197건 올라와 있다. 등록된 의견 중 찬성 의견은 하나도 없다.

토종 카풀앱 풀러스와 럭시
◇카풀앱이 산업 위협 VS 영국의 적기조례다

이찬열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로 풀러스, 럭시, 우버셰어 같은 앱들이 택시운수종사자의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택시는 법령에 규정된 면허 요건 및 자격 요건을 갖추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하지만, 카풀앱들은 거대 자본을 활용해 소위 ‘공유경제’를 앞세운 불법 자가용 영업을 해서 국가 산업의 안정과 시민의 교통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주장은 과거 영국의 ‘적기조례’의 오류를 반복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적기조례(Red Flag Act)란 19세기말 영국이 시행한 교통법으로 사람이 자동차 앞에서 붉은 깃발을 갖고 달리며 자동차의 속도를 마차보다 느리게 하도록 의무화 한 법률이다.

박용후 PHY대표는 “자율주행이 돼 스스로 목적지로 향해 갈 수 있는 자동차를 출퇴근용으로만 쓰고 세워둘 것인가”라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의 능력을 그저 소유자만을 위해서만 써야 한다고 제한하는 것이 4차산업 시대의 발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증기자동차를 최초로 발명했지만 적기조례 규제로 자동차 선진국의 자리를 다른 나라에 내줬다”며 “사라질 것과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에 대한 속도조절과 밸런스가 필요한 것이지 새롭게 다가 오는 것들을 무시해선 안 된다. 항상 무시한 것들이 뒤통수를 친다”고 우려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한 의원실 관계자는 논란이 커지자 “지금이라도 발의를 철회해야 하는가. 우리가 막아도 우버 등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승차공유에 대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놓고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사진 왼쪽 첫번째), 김승현 과학기술정책연구원(가운데), 이동열 리서치앤리서치 팀장(맨 오른쪽)이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김유성 기자
◇4차산업혁명위, 이달 말 ‘라이드쉐어링’ 끝장 토론 일정 통보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위원장 장병규)는 얼마전 택시 업계에 ‘라이드 쉐어링 규제 혁신’과 관련된 끝장 토론(해커톤) 일정을 이달 말로 정했다고 통보했다.

장석영 4차위 지원단장은 “지난달 하려고 했지만 택시 업계가 준비가 덜 됐다고 해서 빼고 기다렸다”며 “1월 12일 조합 총회를 한다고 하니 이후 택시 업계 입장이 분명해지지 않을까. 택시 업계에 1월 말로 예정돼 있다는 점은 통보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이 금지하려는 카풀앱은 풀러스, 럭시 등 토종 업체가 우버를 제치고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2019년 5G 상용화이후 가장 눈에 띄게 활성화될 분야로 자율자동차가 꼽히면서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네이버는 풀러스에 투자했고 현대자동차는 럭시에 투자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업체인 우버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을 자율주행차로 개조한 모델 최대 2만4천대를 구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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