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th SRE][Worst]KAI, 펀더멘털 가리는 대외 악재들

워스트레이팅 2위로 재상승한 '신흥 단골'
  • 등록 2018-11-16 오전 11:02:08

    수정 2018-11-16 오전 11:02:08

수리온 비행 모습.(사진=한국항공우주 제공)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이하 KAI)의 신용도 리스크가 다시 불거졌다. 방산비리 논란으로 시작한 대외 악재가 직접 영향을 미친 데 이어 사고와 수주 실패 소식이 더해지면서 크레딧 시장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미 신용평가 3사 중 두 곳이 KAI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매 겨놓은 상태다. 신용등급 강등을 막기 위해서는 극적인 반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KAI는 28회 SRE 워스트레이팅을 묻는 설문에서 37표를 받아 득표율(20.7%) 2위에 올랐다. 26회 조사에서 1위에 오른 후 지난회 3위까지 낮아졌지만 다시 한 계단 상승했다. 이 기업을 꼽은 37명 중 36명(97.3%)은 현재 신용등급(AA-)보다 낮춰야 한 다고 응답했다. 특히 크레딧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가장 많은 17 명(30.4%)이 KAI의 현재 신용등급이 부적정하다고 지적했다.

실적·재무안정성 우수한데…불안↑


KAI의 신용등급 적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지면서부터다.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었지만 기업 신인도에 타격을 입으면서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고 ‘흑자 도산’ 위기론이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20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수익창출력에도 의문부호가 매겨졌다. 현재 펀더멘털 요인은 나쁘지 않다. 회사는 방위산업 분야에 서의 독점적 시장 지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안정성이 우수하다. 6월말 기준 수주 잔고는 17조원에 육박한다. 앞으로 7~8 년치 일감은 확보해놓은 셈이다. 군수부문은 T-50 계열과 수리온헬기 등 대형 프로젝트가 양산 단계로 이어지고 민수부문에서도 제품 믹스 다변화에 성공해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743억원, 당기순이익 590억원으로 각각 273억원, 432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전년동기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국제회계기준(IFRS) 15 적용으로 수익인식이 진행률에 서 인도 기준으로 바뀌었음에도 매출액(1조4803억원)은 같은기간 30% 가량 증가했다. 2014년부터 운전자본부담 등으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지만 영업현금흐름이 양호해 재무안정성도 우 수하다. 회계기준 변경으로 올해 3월 기준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7%로 전년말대비 80%포인트 가량 상승했지만 차입금 의존 도(20.2%)는 오히려 약 8%포인트 하락했다.

한국형기동헬기(KUH), FA-50 등의 후속 양산이 이어지고 한국형 전투기(KF-X)와 소형무장헬기(LAH) 같은 개발사업 매출 인식을 고려하면 신규 수주가 줄어도 매출 감소를 보완할 수 있다는게 신평사 판단이다. 결빙 문제로 양산에 차질을 빚던 수리온헬기 납품이 지난해 말 정상화하면서 추가 손실 가능성도 낮아졌다.

운전자본 증가·헬기사고 지속 성장 부담


다만 운전자본 증가에 따른 잉여현금흐름 변동성과 잇단 사고에 따른 경쟁력 악화 우려가 발목을 잡고 있다. 회사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 체계 개발 시 자체 개발 부분에 대한 자금을 선투자하고 양산 시 개발비를 회수하는 구조로 진행한다. 양산 프로젝트가 정부 예산 상황에 따라 장기화할 수 있다. 실제 3월말 기준 미청구공사와 매출채권 등을 합한 운전자본 규모는 1조5000억원대로 2014년(8000억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적자로 현금창출력이 훼손됐다가 올해 턴어라운드했지만 2분기 영업 이익은 개발사업에서 손실충당금 설정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올해 7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마린온헬기)의 추락 사고로 인명 사고가 발생한 점은 뼈아프다. 수리온의 파생형인 마린온의 사고로 헬기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안정성 우려가 다시 불거져 서다. 민·관·군 합동 조사단은 9월 이번 사고의 원인을 ‘부품 결함’이라고 지목했으며 회사도 즉각 사과문을 발표했다. 최종 조사 결과가 결함으로 판명난다면, 회사 기술력과 수리온 완성도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져 영업수익성과 사업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 결국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美 수주 실패 등 심리적 요인도 영향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 상태를 지녔음에도 등급전망 ‘부정적’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이유는 결국 심리적인 요소 때문이라는 평가다. SRE 설문조사를 진행하기 전인 9월말 미국에서는 공군 고등훈련기(APT)의 사업자를 선정했다. 해당 입찰에 KAI는 록히드마틴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했지만 보잉-사브 컨소시엄에 밀리면서 수주에 실패했다. 현재 신용등급이 APT 사업 수주를 반영한 상태는 아니지만 시장에서 현재 위기를 타개할 수단으로 기대감이 높았던 만큼 실망감도 컸다는 전언이다. 단순 개별 프로젝트 수주 실패를 넘어 장기 성장을 위한 모델인 T-50의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한 SRE 자문위원은 “미국 훈련기 사업 수주까지 무산된 상황에서 현재 신용등급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 지원 가능성은 여전하지만 향후 수주 실패 영향이 실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신용등급 하향 이슈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산비리,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회사는 11월 초 공시를 통해 전현직 임직원에 대한 회계처리기준 위반과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에 대한 검찰 기소로 재판이 진행 중이고 금융감독원 정밀감리도 종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KAI의 등급 하향 검토 요인 중 하나로 금감원 정밀감리와 검찰 수사 결과 등으로 펀더멘털이 크게 훼손될 경우를 꼽고 있다. 해당 이슈가 지나가기 전까지 등급전망이 ‘안정적’으로 복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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