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pick] “美와 싸우면 종말"‥트럼프, 이란에 경고

전운 감도는 중동…軍긴장감 최고조
국제 원유공급 차질→유가급등 우려
  • 등록 2019-05-20 오전 11:28:40

    수정 2019-05-20 오전 11:28:40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만약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인 종말(official end of Iran)’이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면서 이란을 향해 이같이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략 폭격기들을 배치하고, 이란이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며 전쟁 가능성을 열어둔 이후에 나온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이란, 美와 싸우면 종말…다시는 위협 말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백악관이 12만명의 병력을 중동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에 대해 트위터 및 기자회견을 통해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그는 만약 중동에 대규모 군사를 파견한다면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하겠지만 아직은 그런 계획이 없다. 이란과 전쟁을 치르지 않게 되길 바란다”며 군사 옵션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돌연 “이란이 도발할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이 “우린 전쟁을 추구하지는 않지만 두려워하지 않는다. 국가를 방어하는 모든 분야에서 준비가 끝났다”고 미국을 도발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종말’이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에서 최고 수준의 경고장으로 풀이된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지난 2017년 8월 북한을 향한 ‘화염과 분노’와 비슷한 수사적적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에도 트위터에 하산 로하니 이산 대통령을 향해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상 겪어보지 못한 고통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든 문장을 대문자로 적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일방적 이란핵협정(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탈퇴 및 대이란 제재 복원 결정에 “이란과의 평화는 모든 평화의 어머니이고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라는 점을 미국인들은 알아야만 한다. 사자의 꼬리를 가지고 놀지 말라”며 미국을 도발했다.



전운 감도는 중동…軍긴장감 최고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상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이 피격당했다. 이틀 뒤에는 정체불명의 드론이 사우디 내 석유시설 2곳을 공격했다. 미국의 우방국인 사우디를 겨냥했다는 점, 미국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 및 폭격기 등 군사 자산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 발생했다는 점 등에서 이란이 배후로 지목됐다.

이란은 자신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다. 드론 공격의 경우 예멘 내 후티 반군들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후티 반군 역시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을 주범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아델 알주베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중동)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고 있지만 손을 묶어둔 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한 뒤 이란을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이와 관련, 사우디는 오는 30일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연맹(AL)에 긴급 정상회의를 요청했다.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이 회의에서 최근 페르시아만에서 발생한 공격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전운도 감지된다. 사우디를 겨냥한 잇따른 공격 직후 미국 국무부는 지난 15일 이라크 주재 외교공관에서 자국 공무원에 대해 철수령을 내렸다. 같은 날 미국 석유회사 엑손모빌도 이라크 남부 유전에서 직원 50명 전원을 철수시켰다. 바레인 정부도 18일 이란과 이라크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또 사우디는 지난 16일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예멘 내 후티 반군에 보복 공습을 가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지난주 드론 공격은 사우디와 UAE 내 공격 목표 300곳에 대한 군사작전의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사진=AFP)


국제 원유공급 차질→유가급등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국제유가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충돌이 현실화되면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이날 CNBC에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중동의 긴장이 유가안정을 위한 산유국들의 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사우디를 겨냥한 사건들과 관련해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고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위태로운 문제인지를 잘 보여준다”면서 “세부 사항을 알지 못한 채 구체적인 논평은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매일 1억배럴을 생산해야 한다. 이런(사우디 공격) 사건들이 에너지 안보에 영향을 끼치면 (공급에) 심각한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란의 우방국인 러시아가 중동 지역 안보 및 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에너지 안보 이슈가 최전선에 올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최대한 미세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미국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이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6월물 가격은 1% 이상 급등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산유국들은 다음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하반기 생산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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