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원유시추시설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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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국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펴면 원자재 수출국의 수출이 큰 폭 줄어들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고정환율제를 채택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베네수엘라 등의 타격이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명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미국 통화정책이 원자재 수출국·수입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통화정책은 원자재 수입국보다 수출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로는 이렇다. 미국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하면, 미국의 총수요가 줄어들면서 원자재 수입 수요가 감소한다. 이 때문에 국제원자재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이때 원자재 수출국의 수출이 수입국의 수출보다 더 큰 폭 줄어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원자재 수출국이 고정환율제를 채택할 경우 미국의 통화정책 영향을 더 강하게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국가들도 기준금리를 따라 올리게 되는데, 이 때문에 원자재 수출국의 수출이 더 악화된다는 논리다.
김 부연구위원은 “고정환율제를 채택한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미국의 통화정책을 보다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변동환율제를 채택한 원자재 수입국인 만큼 미국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