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단순 실수라고? '노무현 노비' 검색해야 그 사진 뜬다"

  • 등록 2019-03-22 오후 12:58:16

    수정 2019-03-22 오후 5:33: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출판사 교학사가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 문제집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 이미지를 사용한 것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고 해명하면서 오히려 분노를 키우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이미지가 담긴 ‘한국사 능력 검정 고급 [1·2급]’ 참고서가 올라왔다. 문제가 된 사진은 지난 2010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들어간 이미지였다. 사진 설명에는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문제집은 지난해 8월 20일 출간됐지만 그동안 출판사인 교학사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논란이 일자 교학사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교학사 측은 “해당 사진은 편집자의 단순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이를 제대로 검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이미 온·오프라인에 배포된 교재를 전량 수거해 폐기하도록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면을 통해 모든 분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특히 유가족분들과 노무현 재단에는 직접 찾아뵙고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다”라고 전했다.

교학사가 지난해 8월 20일 출간한 ‘한국사 능력 검정 고급 [1·2급]’에 실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이미지
그러나 교학사의 ‘단순 실수’라는 해명에 대다수 누리꾼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계에서도 관계당국이 나서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서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오후 이해식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서 교학사 측의 해명에 “뻔뻔하고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실제 구글에 ‘노비’, ‘추노 노비’ 등을 검색해도 노 대통령의 합성사진은 뜨지 않는다. ‘노무현 노비’라고 검색했을 때 비로소 노대통령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천인공로할 일”이라며 “참고서 전량을 회수하겠다는 회사 방침도 미봉이다. 숱한 친일, 독재 미화 등의 역사왜곡 사례를 남긴 교학사의 참고서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더욱이 ‘참고서’라고 하는 엄격한 작성 수칙을 준수해야 하는 출판물에서 일어났다. 어물쩍 넘길 일이 아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10주기가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비통한 심정 가눌 길 없다”고 탄식했다.

교학사가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
정의당도 “교학사의 사죄로는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고인에 대한 아주 교활한 모독이라는 점에서 도저히 묵과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교학사의 해명에 대해서도 김 부대변인은 “어줍잖은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누구라도 노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충분했고, 합성의 의도가 매우 명백해보였기 때문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으로 활용하기조차 어려운 사진이었다”며 “이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기엔 교학사 구성원들의 역사 인식과 윤리적 감수성이 근본적으로 고장나있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대변인도 교학사의 과거 불명예를 언급하며 교학사가 밝힌 조치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철저한 징계와 문책은 물론이며 응분의 법적 책임도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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