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포함해 몸짱 선수들 90% 이상은 약물 복용자"

유튜브 통해 `약물 고백`한 박승현씨 전화 인터뷰
"누구도 약물 부작용 말하려 하지 않아 직접 나서"
"건강 해치는 불법약물…신중하게 결정해라"
  • 등록 2019-01-23 오전 11:35:04

    수정 2019-01-24 오전 7:51:54

지난 2일 유튜버 박승현씨는 자신의 투약 사실을 고백했다. (사진=박승현 SNS 갈무리)


[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거짓말하기 싫었다. 나는 `약쟁이`다.”

개인방송 진행자(유튜버)인 박승현(29)씨는 소위 몸짱이 되기 위해 성장 호르몬·남성호르몬 등을 투약 중이라고 밝혔다. 키 163cm에 몸무게 103kg이 넘는 덩치를 약물로 만들었다는 게 박씨의 고백이다. 박씨의 폭로에 “용기있다”, “위험한 고백이다” 등 다양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유명 ‘몸짱’의 90% 이상 약물 복용…“선의의 피해자 막고 싶다”

박씨는 운동하는 사람 사이에서 왕따다. 보디빌더 선수나 헬스 트레이너 등 일명 `헬스 선수`들이 비밀스럽게 투약해오던 성장호르몬·남성호르몬·인슐린·스테로이드 약품 등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해당 약품들을 투여하면 힘과 근육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복근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박씨는 23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나의 고백 이후 유명 운동선수뿐 주변 친구들까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며 “실제로 전화까지 걸어 `선수들 얼굴과 노력에 먹칠을 했다`며 항의한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그만큼 선수들 사이에서 약물 복용은 관행처럼 이뤄졌다. 박씨에 따르면 유명 헬스인들의 90% 이상은 약물 복용을 하고 있거나 경험이 있다. 그러나 누구도 자신의 투약을 고백하지 않았다. “외형(근육)을 위해 건강을 버린다”는 비난과 ‘약물 복용자’라는 꼬리표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게 박씨의 생각이다. 실제 약물 복용은 효과만큼 부작용이 작지 않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오는 우울증과 부종, 심하면 성 기능 장애까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박씨가 고백을 한 이유는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다. 전문 헬스 트레이너나 보디빌더 사이에서만 복용돼 오던 약물에 관심을 두는 일반인들이 최근 늘고 있다. 박씨는 “부작용을 모른 채 약물에 손을 대려는 일반인이 많다”며 “그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헬스 선수들은 오히려 약물 복용의 부정적인 인식이 두려워 부작용을 숨기려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박승현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사진=유튜브 갈무리)


불법 약물이 대다수…“신중하게 생각해봐야”

박씨는 약물 복용의 문제점으로 부작용 뿐 아니라 불법성도 지적했다. ‘몸짱’ 선수들이 자신의 팔에 직접 주사를 놓는 인슐린·성장호르몬 등의 약품은 전문 의약품이다. 일반인이 직접 판매하거나 처방전 없이 구매해선 안 된다. 특별한 질병이 없는 한 의사에게 처방전을 받는 건 어렵다. 선수들이 투여하는 약품은 브로커를 통해 불법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다수다.

박씨는 “공급책-브로커-헬스 선수로 이어지는 불법 유통망이 있다”며 “이런 불법성 때문에 헬스 선수들은 약물 고백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씨에 따르면 약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한 달에 100만원 이상 드는 경우도 많다. 박씨는 “덩치에 따라서 약값이 비례한다고 보면 된다”며 “근육을 단련하고 싶은 욕심이 클 수록 돈은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약값을 충당하기 위해 회원들에게 약물을 판매하면서 수익을 얻는 선수들까지 있다”며 “돈 벌려고 약을 파는 선수들이 회원들에게 솔직하게 부작용을 이야기할 수 있겠냐”고 털어놨다. 정보에 취약한 일반인들이 약물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박씨는 몸짱이 되기 위해 투약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외형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약물에 손을 댄다면, 결국 건강만 망가진다. 당신의 꿈은 약물이 아닌 노력을 통해 이뤄야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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