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곳간 열어 견인…지난해 경제성장률 2.7%(종합)

한은,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정부 4분기 재정확대 효과로 '시장 예상' 웃돌아
4분기 1.0% 성장 '깜짝' 성과
투자, 수출 부진은 잠재 우려 요인
  • 등록 2019-01-22 오전 11:58:10

    수정 2019-01-22 오후 2:29:18

출처: 한국은행 (단위 %)
[이데일리 김경은 김정현 기자] 지난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는 전기 대비 1.0% 성장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6년만 최저치이지만, 분기 기준으로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성과였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과 투자 부진이 확대하면서 연간 성장률 2.7% 달성도 녹록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시장 예상에 견줘서는 양호한 성과지만, 민간부문이 위축된 것을 정부 재정확대가 메우면서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다소 암울한 성적표다.

4분기 둔화 우려에 정부 돈 풀어…예상보다 양호한 수치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작년 GDP는 전년보다 2.7% 성장했다. 2012년 2.3%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작년 성장률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전망치와 같고, 국제통화기금(IMF) 성장전망률보다는 0.1%포인트 낮다.

2.7%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정부의 재정효과 영향이 컸다. 지난 4분기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소비와 투자를 모두 늘렸다. 4분기 기준 정부 성장기여도는 1.2%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1.9%) 이후 39분기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 정부소비는 전기 대비 3.1% 증가하며 2010년 1분기(3.4%) 이후 무려 8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무려 7.1%다. 2009년 1분기 이후 10년 여만에 가장 가팔랐다. 경기 둔화 조짐에 깜짝 놀란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재정을 푼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소비는 물건비와 건강보험 급여비를 중심으로 확대됐다. 4분기 정부소비 중 물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다. 물건비란 공공재를 생산하기 위한 비용 중 인건비를 제외한 것이다. 사무실 유지비용이나 수도방열비, 기자재구입비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정부의 투자지출도 대폭 늘었다. 4분기 건설투자가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1.2% 증가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정부 영향이라는 것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증가했다”며 “지난해 7월 지방정부가 새로 출범하면서 그간 미뤄뒀던 건설투자를 집중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간, 소비는 완만한 회복…투자는 둔화

민간소비는 2011년 2.9% 이후 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2.8%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4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1.0% 증가하며 지난해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의료와 오락문화 등을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정부가 건강보험 급여 항목을 확대하면서 민간의 의료 서비스 사용이 늘어났고,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효과로 문화소비도 확대된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민간소비 회복에도 건설 및 설비투자 감소로 민간부문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 4분기 -0.3%로 4분기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건설투자는 -4.0%로 글로벌 1998년(-13.3%) 이후 2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설비투자는 -1.7%로 2009년(-7.7%) 이후 9년만 최저치다.

다만 지난 4분기는 그간 ‘쇼크’ 수준의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것의 기저효과로 ‘깜짝’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1.2% 증가하며 지난해 1분기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이 마이너스(-) 6.7%를 기록하며 10년여 만에 가장 부진했던 만큼,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한 4분기 증가율이 더 부진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기 대비 3.8%를 기록해 2017년 2분기 이후 1년반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기저효과를 받았다. 전분기 증가율은 -4.4%였다. 한은 관계자는 “기계류가 줄었으나 운송장비가 늘어 3.8%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반도체 부진으로 4분기 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섰지만, 연간 수출은 4.0% 늘어 2013년(4.3%) 이후 5년만에 최고였고, 수입은 1.5%로 2014년 1.5% 이후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건설업은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제조업이 증가세를 유지했고 서비스업은 증가세가 확대했다. 제조업은 3.6% 성장했고, 서비스업은 3.3% 증가한 반면, 건설업은 -4.2%로 2011년(-5.5%) 이후 7년만에 가장 부진했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1.1%로 2008년(-0.2%)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았다. 유가 상승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면서 실질GDP 성장률보다 부진했다.

4분기 성장률 1.0% ‘선방’…10월 실물지표 호조

지난해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1.0%로 3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기 성장률로 따지면 지난해 1분기(1.0%) 이후 3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4분기 성장률을 전기 대비 0.6~0.7%로 내다보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선방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건설투자(1.2%)는 비주거용 건물과 토목 건설 중심으로 늘었다. 설비투자(3.8%)는 기계류가 줄었지만 법인의 국산 승용차 구입 등이 늘어서 6분기 만에 최고였다. 반도체 수출 감소 등으로 수출은 지난 4분기 2.2% 감소해 1년 만에 가장 저조했고 수입은 0.6% 늘었다.

박 국장은 “지난 4분기 정부의 재정을 통한 경제안정화 정책 효과가 있었지만, 경기 위축 포인트에서 일시적인 정부지출이 지속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1월에도 수출 지표가 좋지 않게 나온 만큼 기업 투자가 살아나고 미중 무역분쟁이 긍정적으로 해소되면서 수출이 회복돼야 경기 상승세가 지속될 것”말했다.

4분기 성장률에 대해서는 “지난해 추석(9월)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10월 실물지표가 예상보다 좋았고, 최근 수출이 좋지 않아 경기가 나쁘다는 인식이 퍼져있어 4분기 성장률을 깜짝 성과라고 평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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