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에 끝날줄 알았는데”…美中 무역협상·英브렉시트 다시 안갯속

美中 정상회담 무산…무역전쟁 공포 재점화
英브렉시트, 당장은 안정…정국따라 변동성 지속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변동성 지속"
  • 등록 2019-03-15 오후 2:26:35

    수정 2019-03-15 오후 2:26:35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이준기 뉴욕 특파원 방성훈 기자] 이달안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됐던 미중 무역협상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연기됐다.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세계 경제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美中 정상회담 무산…무역전쟁 공포 재점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무역담판 격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이달 말에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마 했던 ‘3월 말 무역담판’ 연기설(說)이 현실화한 셈이다.

미국 상원 청문회에 참석한 므누신 장관은 “정상회담 전 양국이 합의해야 할 사안이 아직 많다”고 설명했다.

당초 27~28일께로 알려졌던 미중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은 곳곳에서 감지됐다. 그동안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며 타결을 낙관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갑자기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조금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연기설에 불을 지폈다.

앞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지난 12일 상원 청문회에서 “아직 주요한 이슈들(major issues)에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중국의 약속 이행을 위한 강제력이 있어야 한다. 중국이 협정을 위반하면 관세를 올릴 수 있는 권리를 유지해야 한다”면서 “현 단계에선 협상 타결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그동안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중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까지 가서 정상회담을 가지고서도 아무런 합의를 하지 못하는 외교 참사를 우려하고 있다. 자칫 굴욕적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CNBC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개최를 무역협상 합의문 발표와 연계하는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단지 무역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정상회담이 아닌, 공식적인 국빈방문으로 진행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을 모두 끝낸 뒤 양국 정상들이 합의문에 서명만 하도록 하겠다는 것, 즉 협상이 완벽하게 마무리될 때까지는 정상회담을 개최하지 않겠다는 게 중국의 뜻이란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을 눈 앞에 두고 회담장을 박차고 나온 것이 단초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협상장을 박차고 나오는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중국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6일에는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굿딜(good deal) 또는 노딜(no deal)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시장은 양국 간 무역협상에 난기류가 덮친 것으로 해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4포인트(0.09%)와 12.49포인트(0.16%) 떨어진 2808.48과 7630.91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AFP)
英브렉시트, 당장은 안정…정국따라 변동성 지속

영국 브렉시트도 연기됐다. 아직 얼마나 늦춰질지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짧게는 6월 말까지, 길게는 정국 상황에 따라 무한정이 될 수 있다.

영국 의회는 이날 EU 탈퇴시점 연기를 골자로 한 정부 결의안을 찬성 412표, 반대 202표로 통과시켰다. 연기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는 오는 20일 이내 3번째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를 거쳐 판가름난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가결 땐 6월 말까지, 부결 땐 더 길게 연기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브렉시트 난국이 장기화할 공산이 커진 셈이다.

메이 총리는 세 번째 합의안 투표 결과를 보고 오는 21~22일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연장을 요청할 계획이다. EU는 “브렉시트 수용 여부는 27개 회원국들의 몫”이라며 “연기 사유, 연기 가능한 기간 등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시점이 핵심이다. 연장 기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영국이 7월 이후로 일정을 미룬다면 5월말 치러지는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데, 이 경우 반대하는 국가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 변수다.

회원국 한 곳이라도 영국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오는 29일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EU 탈퇴)가 현실화된다. 다만 막대한 정치·경제·사회적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결국 브렉시트가 예상보다 더 늦춰질 경우 EU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수용할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연기 표결을 앞두고 트위터를 통해 “필요하다면 브렉시트를 장기간 연장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EU 27개국에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무관세→세계무역기구(WTO) 기준 일반관세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크게 줄었지만, 향후 정국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영국·유럽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스페인 최대 은행인 빌바오 비스카야 아르헨타리아(BBVA)는 이날 “미중 무역협상이 연기되면서 무역전쟁에 대한 공포심이 최전방으로 되돌아왔다”면서 “브렉시트도 노딜은 피하면서 당장은 안정됐지만 메이 총리가 수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