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찍어 보내라고?" 아직도 만연한 개인정보 안전불감증

KISA, 개인정보보호 상담 사례집에서 각종 유형 소개
신분증 촬영 등 주민등록번호 관련 잘못된 관행 여전
  • 등록 2018-07-04 오후 1:57:35

    수정 2018-07-04 오후 1:57:35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지난봄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한 A씨는 관리사무소에서 ‘무조건 주민등록번호와 직장 정보를 써내야 한다’는 직원과 한창 실랑이를 벌여야 했다. 민감한 개인정보를 왜 마음대로 수집하냐는 A씨의 지적에도 담당자는 ‘관행’을 앞세워 막무가내였다.

황당한 기억을 뒤로 한 채 여름 휴가를 준비하던 중 A씨는 또 다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이번에는 렌터카 업체에서 계약자의 신분증을 촬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비한 조치라는 게 렌터카 업체 측의 입장인데, 개인정보를 이렇게 마음대로 수집할 권리가 있는지 A씨는 의아할 뿐이다.

4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개한 ‘2017년 개인정보보호 상담 사례집’에 소개된 내용을 종합한 내용이다. 실제로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의문과 분쟁으로 인해 상담을 받은 내용을 보면 아직도 사회 곳곳에 개인정보에 대한 ‘안전 불감증’이 적지 않은 현상이 드러난다.

◇“탈퇴하려면 신분증 찍어 보내세요” 막무가내 관행

이미지: 픽사베이
개인정보 침해 우려 사례로 접수된 건들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주민등록번호에 관한 내용이다. 주민등록번호는 금융거래를 비롯해 각종 민감한 사항에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개인정보 요소다. 하지만 관행적으로 수집해온 흔적과 인식이 여전히 만연해 관련 상담도 이어지고 있다.

사례집에도 다양한 상담 사례가 나온다. 일례로 최근 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회원 탈퇴를 하려고 하니 신분증 사진과 신분증을 들고 얼굴이 보이는 사진을 요구한 경우가 있었다. 이용자는 원할 경우 언제든지 개인정보에 대한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를 철회할 수 있으며 이는 곧장 폐기돼야 한다. 나아가 이런 탈퇴 절차는 가입 당시보다 더 쉬워야 한다는 게 KISA의 설명이다. KISA는 “가입시 요구하지 않았던 요소를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에 해당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주점의 사례는 실제 환경에서 개인정보에 대한 요구가 얼마나 복잡한지 잘 보여준다. 성인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등록증을 촬영하겠다고 나섰는데, 개인정보를 단순히 확인하는 것을 넘어 주점 사업자가 저장·보관하는 것은 법적 근거없이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행위에 해당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게 KISA의 답변이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업자가 신분증을 위조하는 청소년에 대한 대비책으로 책임 경감을 위해 이런 시도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마냥 막기도 어렵다는게 현실적인 고민으로 남는다. 보안 업계 관계자는 “촬영한 이미지를 별도 암호화없이 보관할 가능성이 높아 유출 위험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용자는 개인정보 인식 강화..사업자 불감증도 고쳐져야

각종 자격증 발급 단체나 채용 지원시 주민등록번호를 여전히 요구하는 관행도 여전히 남아있어 개인정보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KISA는 이런 경우 최소한의 개인정보 수집만 이뤄져야 하며, 특히 탈락자의 정보를 전형 단계에서 미리 수집하는 행위를 삼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일반 시민들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은 높아지는데 사업자들의 인식 변화는 예전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ISA 관계자는 “지난해 KISA에서 실시한 ‘2017년 개인정보보호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94%가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하다’고 응답한 바 있다”며 “그만큼 국민들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어 사업자나 정부도 대응에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 개인정보보호 상담 사례집 표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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