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에 설치된 1㎜ 몰카, 투숙객 1600명 찍었다…경찰, 범행 일당 적발

지난해 11월부터 사이트 운영
영남·충청 지역 숙박업소서 범행…피해자 1600명
불법 IP 카메라 생중계 적발 첫 사례
  • 등록 2019-03-20 오후 12:00:00

    수정 2019-03-20 오후 3:19:08

숙박 업소의 모습을 생중계한 일당이 셋톱박스에 설치한 카메라. 렌즈의 지름은 1㎜ 가량으로 육안 식별이 어렵다. (사진= 경찰청)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모텔 등 숙박업소에 무선 IP 카메라를 설치하고 이를 생중계한 일당이 붙잡혔다. 이들은 숙박업소에 있는 셋톱박스나 콘센트 등을 활용해 카메라를 설치하고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IP 카메라를 설치해 이를 생중계한 범죄를 적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0일 숙박업소 객실에 불법 무선 IP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의 사생활을 불법 촬영하고 그 영상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일당 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주도한 박모(50)씨와 김모(48)씨는 지난 8일 구속 송치됐고, 이를 도운 임모(26)씨와 최모(49)씨는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해 8월 25일부터 올해 3월 3일까지 약 6개월간 영남과 충청 지역 10개 도시 30개 숙박업소(총 42개 객실)의 객실 내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의 사생활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803회에 달하는 이 범행의 피해자는 1600여명에 달했다. 범행은 경남 양산에서 시작해 대구 등 영남지역과 충청지역으로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박씨는 “수도권 지역까지 진출할 계획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객실에 있는 셋톱박스 내부에 렌즈 크기가 1㎜에 불과한 초소형 카메라 모듈을 설치해 이를 활용했다. 이후 객실 청소 등으로 카메라 촬영 각도가 변경되자 헤어드라이기 거치대 및 콘센트 등 고정된 곳으로 옮겨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메라로 촬영된 숙박업소 내부 모습(사진= 경찰청)
이러한 방식으로 촬영된 영상은 해외에 구축한 서버를 이용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11월 24일부터 운영)로 전송됐고, 일부 영상은 편집 등을 통해 VOD 형식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했다. 영어로 구성된 이 사이트의 월 이용료는 약 5만원(44.95 달러)으로, 일당은 총 700여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유료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일부 생중계 영상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음란사이트 운영 등 관련 전과가 있는 박씨와 김씨는 지난해 6월 이 범죄 수법과 유사한 해외 사이트에서 착안, 이를 도모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박씨는 ‘대실’의 형태로 숙박업소에 들어가 IP 카메라를 몰래 설치했고, 김씨는 해당 카메라의 점검과 불법 촬영물의 업로드하는 역할을 맡았다. 임씨는 중국 사이트에서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을 도왔고, 최씨는 범죄 수법을 확인한 뒤 3000만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 사이트를 본 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과거 IP 카메라로 숙박업소를 몰래 촬영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를 생중계 하는 등 상업적으로 이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경찰은 이번 수사를 위해 무선 IP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 모텔 복도에서 어느 객실에 카메라가 설치됐는지 확인하는 데 활용했다. 이 탐지기는 기존 전파 기반 탐지기와 렌즈기반 탐지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숙박업소 업주와 이용자 등에게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숙박업소의 경우 무선 IP 카메라가 설치될 수 있는 장소에 작은 구멍이 뚫린 곳이나 불필요하게 전원 플러그(카메라 전원 공급장치)가 꽂힌 곳은 없는지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숙객은 객실의 불을 끈 후 스마트폰 플래시를 활용, 렌즈가 반사되는 현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와 같은 유·무선 불법 카메라를 설치해 개인의 민감한 사생활을 침해하는 중대 범죄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근절할 것”이라며 “유관기관과 협력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숙박업소 불법카메라 인터넷 생중계 사건 개요도(자료= 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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