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메이의 '메이데이'…노딜 브렉시트로 가나

메이 英총리 대국민성명 "의원들이 결정할 때" 촉구
EU "연기하려면 합의안 가져와라" 압박
"매우 유감" 메이 발언에 "트럼프냐" 의원들 반발
  • 등록 2019-03-21 오후 12:17:04

    수정 2019-03-21 오후 12:26:18

△테리사 메이 영국총리가 2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회에서 대국민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나는 국민의 편이다. 이제 의원들이 결정할 때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9일 앞두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다급하게 ‘메이데이(SOS)’를 외쳤다. 이대로 가다간 오는 29일 유럽연합(EU)과의 합의 없이 영국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영국 의회에 합의안을 승인해달라며 대승적 결단을 촉구했다.

메이 총리는 20일(현지 시간) 대국민 성명에서 “국민들이 충분히 참을 만큼 참았다고 확신한다. 국민들은 분열, 정치 게임, 난해한 절차에 이미 지쳤다. 국민들은 자녀의 학교, 건강보험, 범죄 등에 대해 걱정하고 있을 때 브렉시트 외에는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는 의원들에게 질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이날 오전 유럽연합(EU)에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6월 30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EU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킨다는 전제하에서 연기에 동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메이 총리는 당장 다음날부터 이틀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담에 맞춰 영국 의회의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메이 총리는 결국 자신이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한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매우 유감”(matter of great personal regret)이라며 “나는 6월 30일 이상 브렉시트가 연기될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이번에 승인되지 않으면 ‘노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2차례 합의안이 부결되고 3차 투표조차 불확실한 상황에서 유권자에 호소해 의회의 변화를 끌어내려는 마지막 승부수지만, 이 발언은 영국 의회의 엄청난 반발을 낳았다.

영국 일간지 더가디언은 한 의원의 발언을 빌어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위기를 자신을 아닌 의원들에게 돌렸다”며 “마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같다”고 비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임 법무장관이기도 했던 도미니크 그레베 의원은 메이 총리의 성명에 대해 “성실성이 결여된 답변”이라며 “총리와의 질의응답 시간은 나의 22년 정치인생 중 최악의 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정부는 제3차 브렉시트 합의안(案)을 다음주 월요일 제출할 예정이다. 26~27일 사이 투표에 부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이 지난 18일 상당한 변화가 없는 한 제3차 투표는 안 된다고 밝힌 상황에서 영국 정부가 ‘의미있는 변화’가 담긴 합의안을 준비할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

오히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오히려 통과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보수당 데이비드 에베네트 의원은 메이 총리에게 그녀가 이 위기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당신의 (정치적)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나이젤 에반스 보수당 의원 역시 메이 총리가 사임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스븐 맥퍼틀랜드와 벤 브래들리 등 몇몇 의원들은 브렉시트 연기로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오히려 통과하기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만약 영국 의회가 이대로 그 어떤 답도 내지 못할 경우, 영국은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 자동으로 EU를 탈퇴한다. 이 경우 브렉시트 후 영국과 EU의 정치·경제·사회적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백’ 상태에 놓인다.

47년간 ‘샴쌍둥이’같은 관계를 맺고 있었던 만큼, 영국은 물론 EU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가해질 전망이다. 만약 합의안이 승인될 경우, 영국은 2년 정도의 ‘전환기간’을 거쳐 브렉시트를 완료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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