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화웨이 런정페이 회장 “멍완저우는 미중 무역전쟁 희생양”

CNBC 인터뷰서 미중 무역전쟁 인질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해
“영웅은 난세에 탄생…어려움 없이 자란 멍완저우, 체포 계기로 강해질 것”
“外人, 트럼프 감세에도 체포·투자금미회수 두려움에 美투자 망설여”
  • 등록 2019-04-15 오전 11:40:36

    수정 2019-04-15 오전 11:40:32

런정페이 화웨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이 자신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체포한 것에 대해 미중 무역전쟁의 희생양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런정페이 CEO는 15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對)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부회장과 관련 ‘미중 무역전쟁의 인질이냐’는 질문에 “아마도”라고 답했다. 정치적 이유로 체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멍 부회장은 작년 12월 1일 홍콩에서 캐세이퍼시픽 항공을 타고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 내려 남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려다 체포됐다. 캐나다 사법당국은 미국 요청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후 미국은 지난 1월 캐나다에 멍 부회장에 대한 신변 인도를 공식 요청했다. 동시에 미국 사법부는 멍 부회장과 화웨이를 대이란제재 위반, 미국 T모바일 영업기밀 탈취 등의 혐의로 자국 법원에 기소했다.

런정페이 CEO는 딸이 체포됐지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오히려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화웨이 스마트폰 속에 저장돼 있는 2차세계대전 당시 옛 소련 전투기가 손상됐음에도 공중을 비행하는 사진을 보여주며 “멍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내 아이들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자랐다고 생각한다. 약간의 고난은 그들에게 좋을 수 있다. 자고로 고대부터 영웅은 난세에 태어났다”고 부연했다.

런정페이 CEO는 그러면서 “나는 이번 도전(체포)이 딸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그녀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앞으로 더 큰 일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그녀 스스로 헤쳐나가도록 맡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런정페이 CEO는 지난달 캐나다 CTV와의 인터뷰에서 멍 부회장이 체포되기 전 화웨이를 떠나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선 멍 부회장이 마음을 바꿨다고 런정페이 CEO는 전했다.

그는 “변화를 겪은 뒤 그녀는 결심을 바꿨으며 더이상 떠나길 원치 않는다. 그녀는 회사가 직면한 어려움을 이해했고, 이를 돕고 싶어한다. 풀려난 뒤엔 CFO로 계속 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런정페이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미중 무역협상에 도움이 된다면 멍 부회장 사건에 개입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런정페이 CEO는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로 소통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사진=AFP)
런정페이 CEO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추켜세웠다. 세금 감면 등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친(親)기업 정책에 후한 점수를 줬다. 런정페이 CEO는 “기업들의 실적과 주식시장을 개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특정 국가나 외국 기업을 상대로 펼치는 전략은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국가 또는 기업들을 협박하고 무작위로 사람들을 억류시킨다면 누가 미국에 투자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체포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아무도 미국에 투자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해외 기업들에 대한 위협·압박 전략이 감세 효과를 상쇄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협상에도 이러한 전략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런정페이 CEO의 설명이다.

런정페이 CEO는 “미국 정부는 세금을 줄였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잃어버린 세수를 보충하지 못해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다”라고 경고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투자하기 좋은 곳임을 확신시켜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런정페이 CEO는 또 미국은 힘으로 세계를 정복하려 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은 훌륭한 기술과 숙련된 노동력, 경제력을 갖고 있다. 이들만으로도 세계를 정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세계 정복에는 군함이 필요하지 않다. 한 나라를 공격하면 잃을 것이 없는 상대국은 싸우려 할 것이다. 미국은 잃을 것이 많다”고 말했다.

중국과도 무력·압력을 행사하기보다는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다. 런정페이 CEO는 “미국은 경제가 강하고 수많은 고품질 제품들을 공급한다. 중국은 13억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중국 시장이 필요하고, 중국은 미국 기술이 필요하다”면서 “두 국가 또는 양국 회사가 만날 때 서로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런정페이 CEO는 “미국같은 강대국이 우리같은 작은 회사를 두려워하는 모습이 다른 나라들에게는 ‘화웨이 제품이 너무 좋아서 미국 정부가 이를 우려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 덕분에 중동 산유국들이 우리 제품을 대량 구매하기 시작했다”면서 미국 정부의 견제가 오히려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웨이 장비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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