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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전세계가 핀란드 차기 총리로 내정된 유하 시필레(53) 중앙당 대표를 주목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23.2%득표율로 집권당인 중도 보수 국민연합당을 밀어내고 정권을 탈환하면서 핀란드 경제 재건의 선봉에 서게 된 그가 과연 유로존의 손꼽히는 부국이던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핀란드는 한때 국내총생산(GDP)의 25%까지 차지하던 휴대폰 브랜드 `노키아`의 몰락으로 실질 GDP가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경제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중앙당 돌풍의 주역은 단연 정보기술(IT)업계 백만장자 기업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시필레 대표다. 그는 오울루대에서 기계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라우리 쿠오카넨사에 입사해 제품개발 매니저 등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94년 솔리트라사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했으며 2년 뒤 솔리트라를 미국 ADC 텔레커뮤니케이션에 팔면서 거부가 됐다. 1998년 포르텔 인베스트란 투자회사를, 2002년 무선 정보기술회사인 엘렉트로비트를 창업했다. 학창 시절 중앙당 청년조직에서 잠시 활동한 것 이외에는 정치 경험이 없던 시필레 대표는 2011년 총선에서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고 이듬해 당수에 올랐다. 정치 입문 4년만에 총리에 오른 것.
그러나 당장 직면한 난제가 많다. 무엇보다 노키아 몰락과 또 다른 수출산업의 한 축이었던 목재산업 쇠퇴로 실업률이 치솟고 과도한 공공부문 지출이 국가 재정을 갉아먹고 있는 가운데 경제와 재정 건전성 회복이 최우선 과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핀란드 실업률이 13.4%에 달하는 것과 지난 2008년 GDP대비 32.7%였던 공공부채가 지난해 59.3%까지 치솟은 것을 지목하며 핀란드 경제가 세계 제2차대전 이후 가장 큰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연립정부를 어떻게 꾸리느냐도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중앙당이 가장 많은 의석인 49석을 차지했지만 전체 200석의 과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중앙당과 핀란드당, 사회민주당이 연정을 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