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약'에서 인공지능으로 해킹 위협 차단..상장은 신중히

정상원 이스트시큐리티 대표가 23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한 미디어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스트시큐리티 제공

[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알약’(ALYAC) 백신으로 정보보안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이스트시큐리티가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성장을 추진한다. 날로 교묘해지는 해킹 시도를 막기 위한 대응(Response)을 위해 AI 기반 차별화에 나선다. 다만 상장(IPO)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다.

23일 이스트시큐리티는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업 전략과 AI 기반 엔드포인트 보안 탐지·대응(EDR) 솔루션에 대해 소개했다. 알약을 처음 출시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보안을 주제로 진행한 기자간담회다.

이날 이스트시큐리티가 소개한 제품은 AI 딥러닝 기반 백신 엔진인 ‘쓰렛인사이드’(Threat Inside)와 이를 기반으로 한 알약EDR 솔루션이다.

엔드포인트는 PC나 모바일, 서버 등 일반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최종 단계의 기기를 의미한다. 각 기기에 주요 데이터를 보관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용자가 실제 행위를 수행하고,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랜섬웨어와 같은 각종 해킹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쓰렛인사이드는 기계 스스로 심층학습을 하는 딥러닝을 바탕으로 각종 악성코드 정보를 탐지해낸다. 알약EDR은 이를 기반으로 공격 차단이나 악성코드 요소 제거 등 대응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국내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KT 등과 말레이시아 공공기관 등과 구축·협업을 진행중이다.

정상원 이스트시큐리티 대표는 “기존 공격은 물론 알려지지 않은 신종·변종 공격에 대해 선제적이면서도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보안 전문가를 고용한 것과 같은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쓰렛인사이드를 먼저 이날부터 선보이고, 내년 1분기에 알약EDR 제품을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 분석·대응 역량을 강화해 2020년에는 쓰렛인사이드 2.0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자동화된 서비스를 위해 네트워크 보안 등 다른 보안 분야 업체와 협업도 추진한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이스트소프트(047560)의 보안 사업부문이 지난 2016년 분사되며 출범했다. 이후 트로이목마나 랜섬웨어 같은 악성코드 공격을 찾아내 경보를 알리고, 금성121과 같은 해킹 공격자 그룹을 발견하는 등 피해 방지에 기여했다. 이런 역량에 대한 높은 평가에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30억원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다만 이스트시큐리티의 상장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상장은 퀀텀 점프가 필요한 시기에 자본 확충을 위해 추진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자본시장 상황도 고려해 결정할 계획이며, 5년 내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스트소프트는 인터넷 포털 자회사 줌인터넷 상장 작업을 지속 진행하고, 자산운용 분야 알고리즘 서비스를 담당하는 엑스포넨셜과 온라인 안경 쇼핑몰 딥아이 사업에도 AI를 바탕으로 한 특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