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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 근무하는 남궁인(35·사진) 응급의학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평생을 둔 뿌리 깊은 원한 없이 이런 짓을 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궁 교수는 “처음엔 함구할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언론을 통해 폐쇄회로(CC)TV 영상과 현장 사진이 보도됐기에 입을 연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일요일 아침 팔과 머리를 다친 20대 남성이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병원에 도착한) 피해자는 검은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상처와 출혈이 심한 상태였다”며 “(피해자를 보고) 가해자는 피해자를 끝까지 해치겠다는 각오로 상해를 입힌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남궁 교수는 “같이 온 경찰이 손님이 아르바이트생을 찌른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난후 모든 의료진이 욕설을 뱉었다”며 “경악스럽고 혼란스러워 순간 세상이 두려워지기까지 했다”고 덧붙
그는 언론에 보도된 CCTV를 보고 난 후의 소감을 남겼다. 남궁 교수는 “CCTV에서 상처 입지 않은 그가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고 있었다”며 “가끔 아무것도 아닌 화면이 더 잔인해 보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심신 미약이었다는 이야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로 고통받는 수많은 사람들을 잠재적 살인마로 만드는 꼴이다”며 현재 논란이 불거진 심신 미약에 따른 감형 가능성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남궁 교수는 마지막으로 “잠깐 만난 환자와 그를 알던 사람들의 슬픔을 비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사건의 엄중한 처벌과 진상 조사가 이뤄지고 사회적으로 재발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14일 오전 8시 10분쯤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소재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가 가해자 김모(30)씨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김씨는 손님으로 PC방을 방문한 후 자리를 정리해달라는 요구를 벌이다 신씨와 승강이를 벌였다. 이후 김씨는 PC방을 나갔다가 돌아와 신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신씨는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오전 11시쯤 결국 숨을 거뒀다.
이와 관련해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강서구 피시방 살인 사건. 또 심신미약 피의자입니다’는 제목으로 피의자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 글이 게재됐다. 19일 오후 2시 현재 이 게시글에 대한 국민청원 참여자는 47만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