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자 성추행’ 논란…“여성, 육탄방어로 쓰는 구시대 전략 버려야”

24일 패스트트랙 공방 중 문의장-임이자 신체접촉
한국당 “성폭행으로 모멸감” vs 문의장 측 “여성 의원 일부러 나서”
일각선 “여성 의원들, 몸싸움 유리해 전진배치”
“성추행 유도 논란 피하려면 전략 바꿔야”
  • 등록 2019-04-25 오전 11:15:50

    수정 2019-04-25 오후 1:58:39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문제로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 중 임이자 의원(가운데)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다.[송희경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선거제 개편안 등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둘러싼 국회 공방 과정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 신체접촉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당에선 ‘성추행’이라며 문 의장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문 의장 측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정치권엔 남성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국회에서 여성이란 점을 이용한 전략적 대응의 되풀이 과정에서 빚어진 사고란 시각도 있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사건이 벌어진 24일 오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임이자 의원이 처음에는 안 보이다가 어느 순간에 (의원들) 사이를 뚫고 들어와서 문 의장을 가로막았다”며 “그리고는 두 팔을 벌려서 아주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저를 건들면 성희롱’이라고 의장 진로를 가로막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의장께서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제 그만 하란 제스처를 취하고 빠져나가려 옥신각신하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 집무실을 찾아가 문 의장을 둘러싸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아달라 압박하는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뺨을 만진 일에 대한 설명이다.

이어 “영상을 확인해보면 ‘여성 의원들이 나와야 돼’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그러니까 여성이 나서서 그러한 신체적 접촉, 성추행을 활용해서 막겠단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 대변인이 이 상황을 놓고 ‘자해공갈’이란 표현을 쓰면서 한국당은 격앙된 반응을 냈다. 문 의장은 물론 이 대변인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하겠단 방침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문 의장이 임 의원을 성폭행했다” “임 의원 정치인생의 모든 걸 앗아갔다” “공개된 자리에서 성적인 모욕감, 모멸감을 줬다”고 성토했다. 임 의원 역시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해 참담한 마음을 숨길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계성 대변인의 해석도 아예 틀린 건 아니란 반응이 나왔다. 야당 한 의원은 “선진화법이 만들어지기 전엔 예산안 처리 등 때에 여성 의원들을 전진배치한 적이 적지 않다”며 “여성이란 특수성 때문에 남성들이 쉽게 건들지 못하니 몸싸움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주로 비례대표 초선 여성 의원들이 전위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천을 받아야 하니 지도부 눈에 띄고 당 기여도를 높이려 했던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1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렸던 2010년 12월 본회의 풍경을 한 예로 꼽았다. 여야의 남성 의원들이 주먹다짐까지 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던 그 때에, 한켠에선 여성 의원들도 혈투를 벌였다. 최영희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의장석에서 버티자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나서 최 의원을 끌어냈다. ‘오지마’를 외치는 최 의원에 이은재 한나라당(현 한국당) 의원은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 여성을 남성이 잡지 못하는 암묵적인 룰 속에서 여성 의원은 여성 의원이 상대했던 것이다.

한국당 한 의원은 “일부러 여성 의원을 앞으로 보내는 방법을 써왔던 걸 부인할 순 없지만 문 의장이 임 의원을 만진 건 잘못 아닌가”라며 “당연히 화가 나는 상황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을 육탄방어용으로 쓴 측면이 있다”며 “이번 경우도 성추행 논란을 유도했단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으로 문 의장에 사퇴를 요구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엄 소장은 “이제 선진화법도 생기고 국회 운영도 보다 합리적으로 나아졌으니 이런 옛시대의 전략은 그만 쓰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소셜 댓글by LiveRe

많이 본 뉴스

이데일리

  •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
  •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발행인 곽재선 I 편집인 김형철
  •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