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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사건이 벌어진 24일 오후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임이자 의원이 처음에는 안 보이다가 어느 순간에 (의원들) 사이를 뚫고 들어와서 문 의장을 가로막았다”며 “그리고는 두 팔을 벌려서 아주 가까이 있는 상태에서 ‘저를 건들면 성희롱’이라고 의장 진로를 가로막았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의장께서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제 그만 하란 제스처를 취하고 빠져나가려 옥신각신하면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의장 집무실을 찾아가 문 의장을 둘러싸고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아달라 압박하는 과정에서 문 의장이 임 의원의 뺨을 만진 일에 대한 설명이다.
이어 “영상을 확인해보면 ‘여성 의원들이 나와야 돼’ 어떤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며 “그러니까 여성이 나서서 그러한 신체적 접촉, 성추행을 활용해서 막겠단 생각이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이계성 대변인의 해석도 아예 틀린 건 아니란 반응이 나왔다. 야당 한 의원은 “선진화법이 만들어지기 전엔 예산안 처리 등 때에 여성 의원들을 전진배치한 적이 적지 않다”며 “여성이란 특수성 때문에 남성들이 쉽게 건들지 못하니 몸싸움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주로 비례대표 초선 여성 의원들이 전위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천을 받아야 하니 지도부 눈에 띄고 당 기여도를 높이려 했던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11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렸던 2010년 12월 본회의 풍경을 한 예로 꼽았다. 여야의 남성 의원들이 주먹다짐까지 하면서 몸싸움을 벌이던 그 때에, 한켠에선 여성 의원들도 혈투를 벌였다. 최영희 당시 민주당 의원이 의장석에서 버티자 한나라당 여성 의원들이 나서 최 의원을 끌어냈다. ‘오지마’를 외치는 최 의원에 이은재 한나라당(현 한국당) 의원은 발길질을 하기도 했다. 여성을 남성이 잡지 못하는 암묵적인 룰 속에서 여성 의원은 여성 의원이 상대했던 것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국회에서 여성 의원들을 육탄방어용으로 쓴 측면이 있다”며 “이번 경우도 성추행 논란을 유도했단 의심을 살 수 있는 대목으로 문 의장에 사퇴를 요구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봤다. 엄 소장은 “이제 선진화법도 생기고 국회 운영도 보다 합리적으로 나아졌으니 이런 옛시대의 전략은 그만 쓰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