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페스타]수전 팔루디 “트럼프, 공개적으로 여성 폭행 자랑하는 대통령”(종합)

"여성이 소리를 낼 수 있는 최고이자 최악의 시기"
"여성이 변화된 소리 낼 때마다 반격"
"페미니즘,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자유 가져올 수 있어야"
  • 등록 2018-10-16 오후 1:19:16

    수정 2018-10-16 오후 1:46:46

저널리스트 수전 팔루디가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신태현 기자)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자 페미니즘 고전 ‘백래시’(Backlash·반발)의 저자 수전 팔루디(Susan Faludi)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여성을 성적으로 모욕하고 폭행한 경험을 자랑하고 백악관에서는 성폭력을 줄이기 위한 여러 법안이 파기되고 있다”며 “여성들의 변화된 목소리에 이어지는 백래시는 오늘도 진행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아티움(SM타운)에서 열리는 ‘제7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기조연설자로 나서 “전세계적으로 페미니즘은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1991년 출간된 그의 저서 ‘백래시’는 1970년대 미국 여성들이 주도해 낙태를 합법화시키고 의회로부터 남녀평등 헌법수정안 승인을 이끌어냈지만, 화가 난 남성들에 의한 국수주의가 일어나고 강한 남성 리더 당선으로 오히려 페미니즘이 후퇴하는 현상을 집요하게 분석했다. 이 책은 출간하자마자 그해 논픽션 부문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고 지난해말 한국어판이 나오면서 미투운동을 시작으로 페미니즘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팔루디는 “‘백래시’가 출간된 지 2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여성들에게 회자되고 있다는건 결코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라며 “성평등을 향한 여성의 목소리는 점점 커졌지만 그에 따른 반격 역시 거듭됐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50여만명의 여성들이 여혐 대통령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했고 여성들의 정치 참여율이 기록적으로 높은 현상은 매우 기쁘다”면서도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여성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줄여나가고 여성들의 낙태 권한 폐지를 위한 대법관을 추천하는 등 (페미니즘의) 최악의 시절을 맞고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에 이어 올 들어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희롱 폭로로 촉발된 한국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젊은 한국 여성들을 주도로 페미니즘이 유례없이 부흥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여혐 독재자에 의해 많은 여성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70년대 미국 내 거대한 페미니즘 물결이 일어난 후 보수정권이 들어서자 사방에서 “여성은 너무 많은 자유가 생겨 불행해졌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페미니즘을 침체시켰다고 회고했다. 이처럼 언론과 정부, 정치권에서 나타난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한 반격이 백래시를 저술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자본주의가 페미니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역설했다. 팔루디는 “산업화 초기 여성 공장 노동자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임금에 대항하면서 최초의 여성운동이 태동했다. 여성을 가부장제에서 해방시킨 건 산업 자본주의”라면서도 “하지만 더 많은 소비를 하는게 미덕이라는 소비자본주의는 여성들의 연대를 가로막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팔루디는 한국에서 태동하고 있는 페미니즘도 이러한 역사적 발자취를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자본주의가 이끄는 사회에서 살고 있고 각 진영에서 조직화해 서서히 퍼져가는 백래시의 힘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 나타나는 여성 혐오 현상에 똑같이 극단으로 맞서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팔루디는 “남녀가 진정한 화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함께 진실하게 논의를 나누고 서로를 다독일수록 더 힘있고 건강히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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