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하고 비통해" 故 조양호 회장 영결식 울린 추도사(전문)

석태수 한진칼 대표·현정택 전 수석 영결식서 추도사
  • 등록 2019-04-16 오전 11:32:07

    수정 2019-04-16 오전 11:32:07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 8일 미국 LA에서 숙환과 폐질환으로 향년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16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왼쪽부터)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가 영정을 따라 운구차로 향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16일 오전 7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결식장.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영결식에서 고(故) 조양호 회장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석 대표는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치며 조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했다. 고인과 각별한 사이인 석 대표는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된 조 회장의 장례에서 위원장을 맡았다.

석 대표는 이날 진행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전했다. 석 대표는 “회장님은 참 많은 말씀을 해주셨고,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며 “지금 길을 잃은 심정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안갯속에 있는 듯하다”고 애통함을 전했다.

이어 석 대표는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며 “회장님이 걸어온 위대한 여정과 추구했던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현정택 前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도 추모사를 전했다. 그는 “해가 바뀔 때마다 받는 소중한 선물인 고인의 달력 사진을 보면,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눈과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하며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 회장을 떠나보내려 한다”고 영원한 이별의 아쉬움을 표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영결식을 마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운구행렬이 16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돌아본 후 장지로 향하고 있다.
다음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의 추도사 전문.

회장님,

지난 세월, 회장님께서 참 많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회장님께서 말씀을 해주실 수 있는 날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을 줄 알았습니다.

회장님,

저희는 지금 길을 잃은 심정입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가야 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안갯속에 있는 듯 합니다.

회장님의 등을 바라보며

회장님 가시는 길을 따라 함께 걸어온 저희들 입니다.

앞서 가시는 회장님의 등 뒤로 만들어진 그늘은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들의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쉼터와도 같았습니다.

그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항상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길,

더 좋은 길로 저희를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 길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해

회장님 등에 짊어지신 무거운 짐들을

함께 들어드리지 못한 저희들 입니다.

회사를 위해, 나라를 위해

오로지 수송보국 일념으로 묵묵히 걸어오셨건만,

모진 환경과 험한 풍파로 인해

회장님 스스로 감당 하셔야만 했던 삶의 무게는

감히 저희가 상상도 못할 만큼 무거웠을 것입니다.

이제야 어렴풋이 느껴지는 그 무게에

저희의 가슴은 한없이 무너집니다.

사랑하는 회장님,

남아있는 저희 모두는 회장님께 빚을 진 사람들입니다.

이제, 그 빚을 갚는다는 마음으로

저희 모두는 걸어 나아가려 합니다.

여전히 황망하고 비통하지만,

살아 생전 회장님께서 남기신

그 뜻 깊은 발자국들을 더듬어

회장님께서 걸어오신 그 위대한 여정을,

회장님께서 추구해 오신 그 숭고한 뜻을,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이 이어 나가겠습니다.

그것이 저희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회장님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자,

회장님께서 저희들에게 맡기신

마지막 사명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회장님을 만나고 회장님을 모시며,

하늘로 바다로 육지로

대한민국의 경제 영토를 확장하는 일에

함께할 수 있었던 지난 시간들은

저희 모두에게 크나 큰 축복이었습니다.

회장님,

그토록 사랑하시고 동경하셨던 하늘에서

이제는 걱정 없이, 고통 없이 평안히 지내십시오.

회장님 사랑합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지난 8일 미국 LA에서 숙환과 폐질환으로 향년 70세를 일기로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인식이 엄수된 16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운구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다음은 현정택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수석의 추도사 전문.

해가 바뀔 때 받는 소중한 선물 중에

조양호 회장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만든 달력이 있습니다.

고인의 사진들을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순수한 눈,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일우 조양호 회장을 떠나보내려 합니다.

무엇보다 그의 곁을 지키지 못한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큰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고인이 사랑한 유족, 그리고 함께 일한

회사의 가족들과 함께 슬픔을 나누고자 합니다.

슬픔을 같이 할 장학생들, 육영재단의

학교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그리고 고인이 열정을 가지고 지원했던

운동선수들과 체육계에도 위로를 드립니다.

한국의 자동차가 미국의 거리를 달리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의 TV가 백화점 진열장 맨 앞에 놓여있는 것을 발견할 때 우리는 뿌듯한 느낌을 가집니다.

그에 못지않게 아니 그 보다도 훨씬 큰 긍지와 자부심을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담은 대한민국의 비행기를 발견할 때 저는 느낍니다.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우리의 친구 조양호 회장이

오늘 그의 평생의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납니다.

고인의 유족들, 그리고 고인과 함께

신화를 일구어 낸 회사의 가족들이

그 자랑스러움을 지켜나가 주실 줄 믿습니다.

조양호 형.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간절히 기원합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16일 오전 6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친인척 및 그룹 임직원의 애도 속에서 한진그룹 회사장으로 엄수됐다. 서용원 한진 사장이 지난 45년 동안 수송 거목으로 큰 자취를 남긴 조양호 회장의 약력을 소개하고 있다.(사진=한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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