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한 세종시…법인들 '매물' 쏟아냈다

법인이 개인에게 매도한 아파트 물량 902건 '역대 최고치'
세종시 집값 올초 대비 36% 급등…공급부족에 '천도론' 대세
아파트 매수자 58%는 3040세대…8월 이후 집값 상승폭 줄어
  • 등록 2020-09-22 오후 2:24:41

    수정 2020-09-22 오후 9:28:04

올해 전국 시도 가운데 집값 상승률 1위인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올해(1~9월) 집값 상승률 1위 세종시가 불안하다. 지난달 법인이 역대 최대 규모의 세종시 아파트 매물을 쏟아냈다. 법인들이 세종 지역의 아파트들을 대거 매수했다가 세금 폭탄이 떨어지자 한꺼번에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6·17 부동산대책에서 법인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를 대폭 강화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세종시에서 법인이 개인에게 매도한 아파트 물량은 902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지난 6월에도 법인이 개인에게 매도한 아파트 물량은 258건이다.

통계가 시작된 이래 법인이 세종시 아파트 매물을 사들인 건수는 총 1184건에 이른다. 사실상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물량을 처분한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시는 올해 전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9월14일 기준 세종시 집값은 올 초 대비 36.16% 올랐다. 신규 아파트 분양이나 입주 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정치권에서 세종시 천도론까지 언급되며 집값에 불을 지폈다.

올해 세종시에 공급된 분양 물량은 4339가구다. 당초 예정했던 수준의 72.2%에 불과하다. 행복도시건설청에 따르면 내년 분양 물량 역시 7882가구 정도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세종시 신규 입주 물량은 평균 1만2438가구였다.

반면 대전·청주·천안 등 인근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이 계속되면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인구 증가율이 높은 시·도는 세종으로 8.2%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도 세종의 순이동(전입·전출)은 681명을 기록했다.

법인이 던진 매물 폭탄을 받은 사람들은 주로 30~4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세종시 아파트를 30대가 매입한 건수는 607건, 40대는 612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물량 2110건 중 58%에 해당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법인이 내놓는 물건을 영끌한 30대가 받아주는 양상이 돼 안타까움이 있다”고 발언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당시 김 장관은 “임대차법이 국회에서 통과되고 난 다음, 법인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물건이 시장에 매물로 비싸게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8월 시장 통계를 보면 갭투자가 줄어들고 법인 등의 물건이 매물로 나오는 등 7월 시장과의 차별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8월 이후 세종시의 집값 상승은 이어지고 있지만 추세는 한풀 꺾인 상태다.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7월 넷째주(2.95%)를 기점으로 상승폭은 줄어들고 있다. 9월 둘째주 지수 변동률은 0.44%에 그쳤다.

실제로 일부 아파트 단지는 매매값이 하락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세종시 도담동 도램마을 13단지 중흥 그린카운티 전용 59㎡의 경우 지난 12일 4억1500만원(1층)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의 경우 같은 평형대(14층)가 3일 5억8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가격이 내림세다. 세종시 대평동 해들마을 4단지(중흥S클래스) 전용 98㎡의 경우 지난 4일 9억3000만원(27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10일 같은 평형(4층)이 9억79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세종시는 외지인 유입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수요도 많다. 1차적으로 세부담과 규제 강화로 법인 물량이 나온 것”이라면서 “다만 세종시는 신규 물량 자체가 적고 추가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름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급격하게 올랐던 점을 감안해 완만한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