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금지" 발언 후폭풍‥트럼프 대선후보 쫓겨나나(종합2보)

美백악관 "쓰레기통 들어갈 저질..퇴출돼야" 이례적 성명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경선서 나가라" 분위기
트럼프 "개의치 않아"..지지자 69% "독자 후보여도 지지"
  • 등록 2015-12-09 오후 2:47:44

    수정 2015-12-09 오후 2:47:44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사진=AFP)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적으로 완전히 통제해야 합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이 발언으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트럼프는 지난 7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는 지하드(이슬람 성전) 신봉자들의 참혹한 공격의 희생자가 될 수 없다”면서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주장했다.

테러의 대한 미국인의 막연한 불안감을 이용하려는 전략이지만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 발언 때문에 미국에 대한 테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백악관도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면서 “트럼프의 선거운동은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저질이며 그의 발언도 모욕적 언사와 독설들이다. 다른 공화당 주자들은 트럼프가 만약 후보로 지명되더라도 이를 거부할 것을 당장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이 특정 야당의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되지만, 그만큼 트럼프의 발언이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공화당 내에서도 결국 ‘트럼프 폭탄’이 터졌다는 분위기다.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계기로 이제 트럼프의 공화당 후보 퇴출 논의까지 시작할 태세다.

‘공화당 1인자’로 통하는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의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모임에서 트럼프의 발언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제1조와 미국 태생 또는 귀화 여부에 관계없이 시민권의 적법한 절차를 보장하는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이런 것은 우리가 추구하는 게 아니다. 당으로서도 그렇고 국가로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졸리(공화·플로리다)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이제는 경선을 그만둘 때”라고 했고,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생각은 우리가 추구하고 믿는 모든 것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에도 트럼프 발언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파르한 하크 유엔 부대변인은 반기문 총장이 모든 형태의 외국인 혐오와 이민자 및 인종?종교 그룹을 적대시하는 발언들에 대해 여러 차례 비난했다면서 “(트럼프의 발언이) 분명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이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 어떤 특정 그룹에 대한 증오 등에 의존하는 어떠한 발언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대변인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은 분열적이고 완전히 틀린 것이다. 그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트위터에 “트럼프가 다른 누군가들처럼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우리의 유일한 적은 급진 이슬람뿐”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계 무슬림도 트럼프의 발언에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본부를 둔 랜드마크 그룹의 실내장식품 브랜드인 라이프스타일은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한 트럼프 회사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지 인티펜던트가 보도했다.

두바이의 사업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칼라프 알-합투르는 파이낸설타임스(FT)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발언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의 종교에 대한 모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정작 트럼프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이날 CNN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공화당 지도부까지 비난하고 있다’고 질문하자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9.11 테러 같은) 더 많은 세계무역센터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USA투데이와 서폭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12월2∼6일·1000명)에 따르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68%는 트럼프가 무소속 또는 제3당으로 대선에 나서더라도 계속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현재 공화당 내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달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9월 경선 결과 승복 서약서에 서명했지만, 당이 자신을 공정하게 대우하지 않으면 언제든 탈당해 제3당 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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