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체복무 징벌 성격 안돼, 인권기준 부합해야"

인권위, 국회 발의된 대체복무제 법률안 의견 표명
"복무기간, 현역 기준 최대 1.5배 넘지 말아야"
  • 등록 2018-09-20 오후 12:00:00

    수정 2018-09-20 오후 12:00:00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전경(사진=인권위)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대체복무 법률안 심의·의결 때 국제 인권기준과 인권위가 제시한 원칙에 맞도록 법률을 제·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인권위는 현재 국회에 제출된 병역법 일부개정법률안 4건과 대체복무역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 1건(이하 대체복무 법률안)에 대해 대체복무 신청사유 제한, 판정기구와 절차의 공정성, 복무내용과 기간의 적절성, 복무형태 등을 국제 인권기준에 맞는 방향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28일 병역의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 제5조 제1항이 대체복무를 포함하지 않은 것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해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이에 해당 조항의 개정시한을 오는 2019년 말까지로 정했다.

이후 김중로, 이종명, 이용주, 김학용 의원이 지난 8월 대표 발의한 대체복무 법률안들은 모두 대체복무심사기구를 병무청 또는 국방부 소속으로 하고 복무기간을 육군 또는 공군 복무기간의 2배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인권위는 심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징집 또는 군 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기관이 심사를 담당하고 심사와 재심사 기구를 분리하며 심사 위원 자격요건을 특정 부처나 분야로 한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유엔 인권위원회(현재 유엔 인권이사회, 1993년 결의 제84호)와 자유권 규약위원회(2005년 3월)는 양심적 병역거부자 심사는 ‘독립적이고 공평한 의사결정기관’으로, 국방 당국이 아닌 민간 당국의 권한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유엔 인권이사회가 채택한 양심적 병역거부 보고서에 따르면 대체복무기간이 군 복무보다 긴 경우 초과 기간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한 경우에만 허용된다.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기간이 처벌적 성격을 띠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권위는 “대체복무 법률안들은 모두 합리적, 객관적 근거 제시 없이 대체복무기간을 육군 또는 공군 복무기간의 2배로 규정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징벌적 의미를 가진다”며 “복무 내용과 난이도, 복무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체복무기간은 현역 군복무기간의 최대 1.5배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법률안 중 일부가 지뢰 제거, 전사자유해 조사·발굴 등을 대체복무 내용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관련 법률 규정상 군 또는 국방부 소관업무를 포함시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봤다.

인권위는 구제활동, 환자수송, 소방 등 사회의 평화와 안녕, 질서유지 및 생명보호 등 봉사와 희생정신이 필요한 영역을 대체복무 내용으로 채택할 것을 권고해왔다.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도 군 영역이 아니며 군의 감독을 받지 않는 민간 성격의 대체복무 마련을 권고했다.

한편 인권위는 현재 대체복무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와 국회에 정책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