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방 당국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두 차례의 회의를 가졌지만 끝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오전 1차 회의는 주싱가포르 한국대사관에서 3시간여 가량, 오후 2차 회의는 주싱가포르 일본대사관에서 5시간 30분간 진행됐다.
군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실무회의에서 우리 측은 일본이 보인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 강력히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측 관심 사항인 (초계기의)저공 위협비행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면서 “이번 사안이 기술적인 실무협의를 통해서 해결해야 될 사안이고 그간 일측이 양국 관계 훼손하는 갈등 이슈로 만든데 대해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적 구조활동 중이었던 우리 함정에 대한 일본 초계기 저공 위협비행은 국제 관례 위반이자 비신사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우리 승조원이 느낀 위협감과 일본 초계기 비행 패턴이 왜 위협적인가를 자세히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에 일본 측은 고도 150m, 이격거리 500m가 저공 위협비행은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우리 측이 위협감을 느낀데 대해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측은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와 우리 군 함정의 사격통제레이더(STIR) 정보를 동시에 공개하자고 맞섰다. 이같은 일본 측 주장에 이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이고, 사안 해결을 위한 의지가 없는 억지 주장이라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했다”고 설명했다. 레이더 관련 정보는 고급 군사기밀이다. 우리 함정이 가진 주파수 정보를 다 공개할 경우 유사시 우리 함정과 승조원을 지킬 수 없게 된다.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국가들도 공개할 수 없는 정보를 일본이 요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본 측은 우리 측과 달리 대표단 구성도 전문가를 포함시키지 않아 레이더 관련 세부 질의에는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본 측은 당시 해상초계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의 경보음이 울렸는지에 대해서는 ‘군사보안’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WR은 레이더 전자파를 음파로 전환하는 장치이다. 일본이 공개한 영상에는 RWR 경보음이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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