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주거비에 허리 휘고 고소득층 소득증가에도 지갑 닫아

통계청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
가구당 월평균 254만원 지출…전년 0.8%↓
하위 20% 지출 늘었으나 월세부담만 가중
저출산 고령화에 교육지출 감소…오락·문화는 증가
  • 등록 2019-04-25 오후 12:24:03

    수정 2019-04-25 오후 1:32:33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소비지출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소득 부진에 대부분 가구가 허리띠를 졸라멨다. 저소득층 지출은 소폭 늘었으나 늘어난 월세 등 주거 부담 때문이었고 고소득층은 소득 증가에도 지갑을 닫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3만8000원으로 2017년(255만7000원)보다 0.8% 감소했다. 1년 새 물가가 1% 이상 오른 걸 고려하면 실질적으론 2.2% 줄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항목별 전년대비 증감률. 맨 왼쪽 항목이 전체 소비지출 증감이다. 통계청 제공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253.8만원…전년비 0.8% 감소

주요 항목 지출이 모두 줄었다. 전체 소비지출의 14.4%를 차지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36만7000원)는 곡류 가격 인상에 전년보다 1.8% 늘었으나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오히려 1.0% 줄었다.

음식·숙박(35만원)도 1.3%(실질 4.2%) 감소했다. 교통(34만9000원) 역시 5.5%(실질 7.7%) 줄었다. 의류·신발(15만2000원)이나 교육(17만3400원), 기타 상품·서비스(19만2000원) 등의 감소 폭도 컸다. 보건(19만1000원)이나 오락·문화(19만2000원), 가정용품·가사서비스(11만7100원) 지출은 늘었으나 전체 감소 흐름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소비지출 감소는 소득 정도나 가구주 연령, 가구원 수와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소득 정도별로 봤을 때 100만원 미만 저소득 가구부터 7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까지 전반적으로 감소 흐름이었다. 500만~600만원 구간 가구의 지출액(334만900원)만 0.4% 늘었다.

2018년 가구당 평균 지출목적별 소비지출 비중. 통계청 제공
가구주 연령대별로도 60세 이상(186만원)이 2.7%, 40대(319만3000원)이 0.8% 늘었을 뿐 나머지는 모두 줄었다. 가구원수별로도 1인 가구(142만원)가 3.4%, 4인 가구(371만7000원)가 0.5% 늘었으나 2인 가구(220만원)와 3안 기구(307만5000원)는 각각 1.0%, 0.8% 감소했다. 5인 이상 가구(415만6000원)도 1.0% 줄었다.

지난해 가구 소득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탓에 지갑을 닫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박상영 통계청 사회통계국 복지통계과장은 “1인 가구를 포함한 지난해 가구소득이 감소하면서 지출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평균 가구원수가 지난해 2.46명에서 2.43명으로 소폭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화도 일부 영향을 줬다. 교육 지출 17만3000원으로 1년 새 7.9%(실질 9.2%) 감소한 게 대표적이다. 박 과장은 “우리나라는 교육 열의가 높아서 소득수준을 줄였다고 교육 지출을 쉽게 줄이지 않는다”며 “저출산으로 학령기 자녀를 둔 가구비중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빠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2018년 가계동향조사 지출부문 결과 주요 내용. 통계청 제공
저소득층 주거 부담에 허리 휘고 고소득층도 지갑 닫아

저소득층의 소비지출 감소폭이 고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득 하위 20%(1분위)를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소비지출 총액이 115만7000원으로 오히려 0.9% 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지출 여건이 나아졌다기보다는 월세 같은 필수 지출항목이 늘어난 측면이 컸다. 1분위 가구의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23만6000원으로 8.6%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월세 등 주거비(13만1000원)는 전년보다 21.5% 늘었다.

통계상으론 고소득층도 지갑을 닫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 가구는 지난해 소득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던 걸 고려하면 이례적 결과다. 가계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지출은 459만5000원으로 1년 새 2.3% 줄었다. 소득 상위 20%(5분위)의 소비지출도 428만3000원으로 1.1% 줄었다.

그러나 면접을 통해 이뤄지는 통계 조사인 만큼 고소득층 소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민간소비 지표는 상승했다.

박 과장은 “고소득층 소득이 늘었음에도 왜 이들의 소비지출이 줄었는지는 명확히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통계 조사 과정에서 고소득가구의 소비지출을 충분히 포착하는 데 한계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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