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관광 중단 10년 먼지 수북…"금강산 투자 기업들 운다"

  • 등록 2018-11-20 오후 2:48:59

    수정 2018-11-20 오후 2:54:23

18~19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차 머무른 금강산 호텔 전경. 곳곳에 균열이 보이고 일부 객실은 방문이 잠기지 않는 등 관광 중단 10년의 공백이 느껴진다.(사진=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금강산=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이 사람아. 내가 10년전에 여기 사장이었어.”

19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이후 방문한 금강산문화회관 인근 기념품 상점에서 한 방북단 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2008년 해당 상점을 운영했다는 한 기업인이 북측 직원에게 던진 서글픈 한 마디였다. 이 관계자는 상점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많이 변했네”라며 10년전 금강산 관광이 활발히 이루어졌을 당시를 회상하기도 했다.

실제 18일부터 1박2일간 방문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온정각 일대는 관광이 중단된 10년의 세월 속에 낡고 허름해진 모습이었다. 현대그룹이 직접 투자해 리모델링한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은 마땅한 유지·보수 관리를 받지 못해 호텔이란 이름을 무색케 할 정도였다.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노트북을 충전하다가 과부하가 걸릴 수 있다는 불안한 조언을 듣고 들어선 숙소는 방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수준이었다. 금강산문화회관과 인근 식당, 상점들 역시 곳곳이 잠겨있고 먼지가 쌓여있는 등 오랜시간 인적이 끊겼었다는 사실을 감추지 못했다.

금강산 관광이 활발했던 당시 남북 교류의 흔적들도 눈에 띄었다. 호텔 내 TV와 에어컨은 LG전자의 제품들이 배치돼 있었고, 관광객들에게 공급할 채소를 키우는 남북협동농장 비닐하우스들도 여전히 운영되고 있는듯 보였다. 2007년 공사가 중단된 이산가족면회소와 인근 숙소에는 빨래가 널려있는 것으로 보아 북측 군인 또는 주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박2일간 방북단에게 공급된 금강산 샘물도 그 중 하나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샘물을 생산하는 회사는 조선릉라888총회사로 금강산 관광이 활발했던 당시 남측 투자와 북측 인력이 합쳐져 만들어진 회사”라며 “현재는 북측이 운영을 도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북단으로 함께 초청된 이종흥 금강산기업협회 회장은 “금강산 관광을 위해 투자한 기업인들은 관광이 중단된 10년의 세월동안 눈물을 흘려왔다”며 “이제라도 서둘러 관광을 재개하고 다시 남과 북이 화합하는 기회를 마련해야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북측 주민들은 더욱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하는 눈치였다. 북측 기자단을 비롯한 관계자들은 “잘 부탁한다”며 연신 말을 걸기도 했다.

일단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미국 제재만 해지된다면 시설보수 등 3개월 이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고 봤다. 현 회장은 해 “지금 시점에서 보면 올해 안에 관광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지만, 금강산관광 재개는 머지않은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규제를 풀어주면 곧바로 남북경협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으로, 시설점검, 안전보강, 교육 등을 거쳐 3개월 후면 바로 재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18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기념식 및 평양통일예술단이 공연을 펼친 금강산문화회관 전경. 공연매표소 및 안내판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듯 먼지만 쌓여있었다.(사진=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때 남북이 공동으로 생산했던 조선릉라888총회사의 금강산 샘물.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북측에서 일괄 운영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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