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에게서 1억원이 넘는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별장 동영상’ 파문 이후 6년여 만에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됐다.
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김 전 차관은 영장심사에 앞서 오전 10시 10분쯤 출석해 ‘윤중천씨를 모르냐’·‘다른 사업가에게서 돈 받은 적이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김 전 차관의 구속 여부를 가리는 영장심사에서는 구속의 필요성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과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단은 또 김 전 차관이 다른 부동산업자 최모씨에게 차명 휴대폰과 3000만원이 넘는 금품과 향응을 받은 정황도 확인했다. 수사단은 윤씨와 최씨가 검찰 고위 간부였던 김 전 차관에게 향후 청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품을 줘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의 신병을 확보하면 성범죄 관련 의혹을 추가로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과 김 전 차관이 2006~2008년 여러 차례 관계를 맺은 것을 확인한 수사단은 이 여성이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을 제출한 점을 들어 공소시효가 15년인 강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의 수사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의 특수강간 혐의는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혐의가 많아 수사단은 이번에는 강간치상 혐의 적용을 검토하며 성범죄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영장심사를 맡은 신 부장판사는 2006~2007년 자신이 소유한 강원 원주 별장에서 김 전 차관에게 성접대를 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씨에 대한 영장을 지난 4월 19일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