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썬코어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이 지난 5일까지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 결과 인수를 희망한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지분 매각과 별도로 진행한 회사의 공장부지를 포함한 부동산 매각도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했다.
이로써 회생 절차는 안갯속에 빠졌다. 신규 자금을 유치할 유력한 방안인 회사 매각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채권자 동의를 얻어 채무를 조정하고, 차입을 통해 재기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이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는 57억원, 청산가치는 172억원이다. 회사 문을 닫는 게 회사를 살리는 것보다 실익인 상황이라 채권단 동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회사 구성원이 매각에 우호적인 점은 회생 가능성을 열어둔다. 썬코어 노조는 본입찰이 무산된 이후인 지난 7일 “회사 매각을 재추진하기를 원하며 이를 위해 협조할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현재로서는 진행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의 회생사건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측은 “회사가 회생을 신청한 이후 진행한 절차는 전혀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썬코어 전신 루보는 오일리스 베어링과 금형부품 등을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2015년 7월 최규선씨에게 인수되며 사명을 썬코어로 변경했다. 최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로 뒷돈을 챙기다가 실형이 확정된 인물이다. 최 대표는 썬코어 인수 후 2016년 11월 사기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후 횡령과 배임 등 혐의가 추가돼 올해 대법원에서 징역 9년과 벌금 10억원이 다시 확정됐다. 썬코어는 지난 3월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