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이 중국에 도래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사카와 재팬-차이나 우정펀드가 주최한 컨퍼런스 자리에 참석한 중국과 일본의 경제학자와 전직 정책자들 사이에서 미·중 무역전쟁의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경제학자들은 일본이 1980년대 미국과 무역마찰을 겪으며 수출 경쟁력을 상실, 장기 불황에 빠져든 점에 주목했다. 일본은 1980년대 거품경제가 소멸한 이후 1990년부터 2012년까지 불황을 맞았다. 특히 이들은 최근 위안화 환율을 통제해 평가 절하를 막아야 한다는 미국 측의 주장은 과거 플라자 합의와 유사점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결국 미국 제조업체들은 달러 약세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 1990년대 해외 수출시장에서 승승장구한 반면 수출 경쟁력을 상실한 일본은 결국 장기 불황에 빠지고 말았다.
게다가 플라자합의 탓에 일본 자산의 버블이 생기며 경제 위기와 디플레이션까지 장기화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경제학자인 화셩 난징 남동대 경제학부 명예학장은 “일본은 중국의 이웃으로 일본의 길은 우리에게 상당한 참고가 된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협상단은 최근 중국에 위안화 평가 절하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합의문에 명시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위안화 가치에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에는 찬성하지만 이를 문서화 하는 것에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이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관세 철폐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하면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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