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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당초 계획과 달리 미국 냉동식품 업체 쉬완스를 인수하면서 FI 자금 없이 자체 자금을 통해 2조 1000억원을 조달키로 했다. 최대 3조원까지 예상됐던 인수 금액이 2조원 초반대로 줄어든데다 쉬완스 미국 상장과 관련된 협상 조건이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JKL을 통해 조달 예정이었던 5000억원을 자체 자금과 대출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협상 결렬의 이유는 CJ제일제당과 JKL의 입장차가 컸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영권 인수가 목적인 CJ와 상장을 해야 이익 실현이 가능한 JKL의 계획이 달랐기 때문이다. CJ는 상장 불발시 JKL이 이익을 회수 할 수 있는 최소 요건을 거의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사모펀드가 소수 지분을 투자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서 SI(전략적 투자자)가 상장을 미룬다면 이를 강행할 방법이 없다. 실제로 지난 2010년 VIG파트너스의 전신인 보고펀드는 LG실트론에 소수 지분으로 참여했다가 LG측의 이익에 따라 상장 시기가 늦춰지며 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LG실트론 사건’ 이후 국내 사모펀드들은 소수 지분 투자시에 상장 불발 시 최소 수익 요건 협상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SI가 스스로의 독단적 판단으로 상장을 미룰 경우 입는 손해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한편 자체 자금과 대출을 통해 ‘JKL 공백’ 메우기에 나선 CJ는 신용등급 등에는 부정적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JKL의 입장에선 CJ가 제시한 조건으로는 도저히 협상을 진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미 같은 시행착오를 했던 사모펀드들의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