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32회전…아름답고도 슬픈 백조의 춤

13일 막 내린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창단 35주년 첫 공연…6월 프랑스 찾아가
문훈숙 단장 "발레단 있게 해준 최고의 레퍼토리"
  • 등록 2019-04-16 오후 2:36:21

    수정 2019-04-16 오후 2:36:21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순백의 튀튀를 입은 발레리나들이 무대 위를 가득 채운다. 토슈즈를 신은 발끝으로 온몸을 지탱하는 모습이 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하다. 그러나 하늘 위로 한껏 뻗은 손은 우아함을 잃지 않는다. 아름답고도 슬픈 백조들이다.

올해 창단 3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이 2019년 시즌 첫 프로그램으로 ‘백조의 호수’를 선보였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선보인 이번 공연은 클래식발레의 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무대로 관객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 11일 공연에서는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마밍이 주역으로 나섰다. 단연 돋보인 것은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로 1인 2역에 나선 홍향기였다. 1막 2장에서 오데트로 첫 등장한 홍향기는 가냘프면서도 흔들림 없는 몸짓을 펼쳐 보였다. 슬픔을 가득 머금은 표정과 함께 선보인 우아한 몸짓이 백조의 슬픔을 느끼게 했다.

이어진 2막 1장에서 오딜 역으로 다시 등장한 홍향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고혹적인 연기로 객석을 사로잡았다. 지그프리드 왕자를 유혹하는 표정과 그를 향한 거침 없는 손짓은 같은 무용수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상반된 매력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특히 32회전을 도는 ‘푸에테’를 선보일 때는 객석에서도 숨 죽인 듯 긴장감이 감돌았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이순열 무용평론가는 ‘백조의 호수’를 가리켜 “발레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서려 있다”고 말했다. 그 말처럼 이번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클래식발레가 지금까지도 사랑 받을 수 있는 이유를 잘 보여줬다. 신비로운 호숫가에서 펼쳐지는 백조들의 군무, 어릿광대의 우스꽝스러우면서도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고난이도 테크닉, 2막 1장의 여흥에서 등장하는 여러 나라의 캐릭터 댄스 등 발레의 볼거리가 집약돼 있었다.

특히 유니버설발레단은 기존 4막 구성의 작품을 2막으로 압축해 속도감 있는 전개로 지루함을 덜었다. 지그프리드 왕자가 오데트와 함께 악마 로트바르트에 맞서 싸우는 2막 2장은 기존과 다른 결말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했다. 백조와 흑조가 대비를 이루며 선보이는 군무로 작품의 서정성과 비극성을 강조했다. 끝까지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지그프리드 왕자의 슬픈 엔딩 또한 여운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오는 6월 프랑스 팔라이스 데 콩그레스 드 파리에서 현지 관객과 한 차례 더 만난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창단 35주년을 기념하며 현재의 유니버설발레단을 있게 해준 최고의 레퍼토리를 선보여 관객의 꾸준한 사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사진=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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