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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성기 송승현 기자] “저를 대신해 깨어있는 시민들께서 봉화를 찾아주시고 추도식에 참석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는 23일 오전 항소심 공판 출석에 앞서 “너무 아쉽지만 저는 오늘 재판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김 지사가 추도식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제 스스로 이번 추도식을 탈상하는 날로 생각하고 준비해 왔는데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면서 “어쩌면 이것도 이겨내야 할 운명 같은 것이겠다. 조금 늦더라도 좋은 소식을 갖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찾아뵈려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참여정부가 끝날 때 폐족(廢族)을 선언했던 그는 2008년 7월 통합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정계에 복귀했다. 2010년부터 두 차례 충남지사에 당선됐다. 2017년 1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에게 58만여표 뒤진 2위를 기록하며 확실한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 3월 자신의 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의혹이 불거지며 대통령의 꿈과 정치 인생은 한 줌의 먼지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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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서실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5월 취임 직후 맞은 추도식에서 “임기 동안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대선 유세과정에서 “아주 존경하는, 아주 믿음직한 문재인이를 친구로 둔 것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대통령감이 된다. 나는 문재인을 친구로 두고 있다”고 소개했을 정도로 정치적 동지이자 막역한 친구사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