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거짓말‥“후쿠시마 수산물 안전” WTO 보고서는 없었다

日아사히신문 폭로..처음부터 "日수산물 안전" 문구 없어
"안정성 아닌 韓금수조치 차별 대우만 문제제기"
애초부터 자신 없었던 것 아니냐..일본 내부서 의혹 봇물
  • 등록 2019-04-23 오후 4:59:22

    수정 2019-04-24 오전 8:02:47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 세계무역기구(WTO)가 후쿠시마 수산물의 ‘과학적인 안전성’을 인정했다는 일본정부의 주장이 ‘과대해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에 일본정부는 WTO에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 여부가 아닌 한국정부가 일본산 식품을 차별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소(訴)를 제기했다.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을 입증할 자신이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日언론 “과학적인 안전성 문장, 1심 보고서에 없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3일 “일본산 식품의 과학적인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1심 판결문에 해당하는 보고서에 없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일본정부는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을 인정받았다’며 WTO 상고심 판결을 ‘패소’라고 볼 순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WTO 패소 다음날인 12일 기자회견에서 “패소라곤 볼 수 없다”며 “(상고심에도) 일본산 식품은 과학적으로 안전하고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족한다는 1심의 사실인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국 정부에 일본산 식품 금수조치를 완화·철폐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사히에 따르면 제1심 보고서에는 “일본산 식품은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라는 문장이 없었다. 오히려 1심 보고서에 있던 “일본산 식품이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는 문장이 상급심에서는 삭제됐다. “식품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양에만 주목한 제1심의 판단은 논의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해 일본 외무성과 농림수산성 담당자는 “제1심에서 ‘일본산 식품이 국제기관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는 문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WTO의 분쟁처리에 해박한 나카가와 쥰지 중앙학원대 교수는 “일본의 기준이 국제기준보다 높다는 것과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고 지적한다.

“한국의 안전기준을 충분히 충족하고 있다”는 문장 역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경제산업성(우리나라의 산업통상자원부 격) 산하의 독립행정법인 경제산업연구소 소속 가와세 쓰요시 연구원(조치대 교수)은 “(일본 정부가) 명백하게 판결문을 오독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그는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고 23개 국가와 지역에 있는 식품 수입 규제에 어떻게 대처할까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이 게속되자 외무성 관계자는 최근 자민당 모임에 출석해 “한국이 정한 ‘안전성 수치 기준’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정부의 공식의견을 일부 수정했다. “판결을 검토해 더욱 정확한 표현으로 고쳤다”는 설명이다. “일본산 수산물이 과학적으로 안전하다”는 설명은 그대로 유지됐다.

◇日,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요청…韓 “어렵다”

애초에 1심부터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 여부는 판단이 대상이 아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WTO의 SPS협정은 2조 2항에서 각국의 수입 규제는 “과학적인 원칙에 기반을 둬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 조항에 근거하지 않고 “동일한 또는 비슷한 조건에서 국가의 자의적인 또는 부당한 차별”(2조 3항)과 “필요 이상의 무역 규제를 해서는 안 된다”(5조 6항)는 것을 문제 삼았다. 이는 일본산 식품의 과학적 안전성을 입증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과 혹시 패소 시 후폭풍을 고려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나카가와 교수는 “이번 분쟁의 본질은 한국의 일본산 식품 금수 조치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느냐 여부”라면서 “그럼에도 일본은 정공법을 택하지 않고 우회하는 전략을 택했다. 그 시점에서 이미 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의 보도에 일본정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일본은 적절한 기준치를 설정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적절한 출하제한 관리에 의해 일본산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대처를 통해 일본산 식품은 방사능 세슘 농도가 일본·한국의 기준치보다 밑돈다는 것을 1심은 인정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상고심에서 이러한 사실인정을 취소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일본정부는 이날 한국 정부에 일본산 식품 금수 조치를 완화·철폐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이날 도쿄에서 김용길 한국 외교부 동북아시아 국장과 만나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김 국장은 WTO 판정을 존중해야 하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본산 식품 금수조치는 지속될 것이란 입장을 설명했다.

△2013년 9월 25일 후쿠시마 소마항구에서 잡힌 생선들[사진=AFP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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